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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치고 빠질까 눌러 앉을까

입력
2009.05.1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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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돌아왔다. 지난 달 외국인은 4조1,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여 월별 기준 역대 최대 순매수액을 기록했다. 덕분에 코스피지수는 1,400을 뚫었다.

특히 올들어 지수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순매수 규모만 7조원에 달한다. 외국인에 의한 유동성 장세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유동성 장세의 선봉을 맡았던 개인 투자자가 주춤하는 사이에도 외국인의 '사자' 공세는 이어졌다. 외국인은 8일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고,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역시 단 하루를 빼곤 모두 올랐다.

그러나 우리 증시에 안착하나 싶은가 하면 어느새 차익실현을 하고 떠났던 게 그간 외국인의 행보. 이 때문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언제까지 이어지느냐가 시장의 관심사이자, 추가 상승을 점치는 바로미터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왜 사들일까

무엇보다 글로벌 시장의 안정을 무시할 수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가라앉는 기미가 보이자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 박기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이 안정화하면서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비중도 조정하는 상황이다"라며 "한국 기업의 실적의 우수성과 증시의 안정성 등을 고려해 한국에 투자하는 세력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지난해 대규모 단기매도에 대한 정상화 과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2004년 44%에 육박했던 코스피 보유 비중이 현재 28% 내외라는 점을 미뤄볼 때, 그간 떠났던 외국인이 일부 다시 돌아온 것으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FTSE(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선진국지수 편입 ▦산유국 국부펀드 자금의 재유입 가능성 ▦주요 신흥국으로서의 한국의 입지강화 ▦외국계 증권사의 우호적인 평가 ▦원ㆍ달러 환율변수 등이 거론된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완화로 투자심리가 되살아 났고 이에 한국 기업들의 실적도 좋아졌으며 가장 회복이 빠른 중국에 대한 수혜도 입고 있는 등 다양한 요인이 투자 매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0

그래도 불안하다

당분간 외국인 순매수 행진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많지만, 곧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선엽 연구원은 "실물경기 개선 없이 외국인의 본격적인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최근 외국인 귀환에 대한 가능성은 점차 커졌지만 이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가 기조적으로 이어지기보다 정책재료에 따라 일정기간 매수했다 되파는 '게릴라식 접근'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래도 최소한 2분기까지는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의 급등 등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외국인의 주식보유 비중과 시가총액의 달러 환산 기준 보유 규모를 따져보면 2분기까지는 추가 매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과거 사례를 따져봐도 돈의 힘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유동성 랠리'의 주역은 언제나 외국인이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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