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축구팬들이 손꼽아 고대하던 '꿈의 매치'가 성사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아스널을 꺾고 2008~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선착한데 이어 FC 바르셀로나는 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런던 스탬퍼드브리지에서 열린 준결승 2차전에서 첼시와 1-1로 비겨 승점(2무)과 득실(1-1)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결승에 합류했다.
거스 히딩크 첼시 감독의 '매직'은 '4강 징크스'의 벽에 또다시 가로막혔다. 히딩크 감독은 각종 국제 대회에서 '마법사' 같은 수완을 발휘했지만 단 한번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징크스를 갖고 있다.
전반 9분 마이클 에시엔에게 선제골을 내준 바르셀로나는 에릭 아비달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리며 패색이 짙었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안드레 이니에스타의 중거리포로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맨유와 바르셀로나는 28일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유럽 축구 제왕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세계 최고 축구 클럽을 가리는 한판 승부로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킬 빅매치다.
■ 세계 최고수를 가리자
최고의 관심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ㆍ맨유)와 리오넬 메시(22ㆍ바르셀로나)가 벌일 '축구 황제' 결정전이다. 최근 국제축구계를 뜨겁게 달궈온 '세계 최고가 호날두냐 메시냐'의 논쟁은 이 한판 대결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
호날두는 지난해 메시를 2위로 따돌리고 '2008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를 거머쥐며 새로운 '축구 황제'로 떠오르는 듯 했지만 올시즌 메시의 거센 도전에 자리를 위협 받고 있다.
메시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8골을 터트리며 사실상 득점왕을 확정했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23골을 터트리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호날두는 최근 지난 시즌의 폭발력을 회복하며 '천재 맞대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호날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로 선두로 뛰어 오르며 득점왕 2연패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비록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부진했지만 준결승 2차전에서 2골 1도움의 맹활약으로 3-1 승리를 이끌었다.
■ 4관왕이냐 트레블이냐
맨유와 바르셀로나가 벌일 '다관왕 경쟁'도 눈길을 끈다. FIFA 클럽 월드컵과 칼링컵 우승을 거머쥔 맨유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도 석권하며 4관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맨유는 1992년 UEFA 챔피언스리그가 현 체제로 자리를 잡은 후 최초의 2연패에 도전하는 팀이기도 하다.
바르셀로나는 99년 맨유가 달성한 '트레블'의 영광에 도전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2위 레알 마드리드에 승점 7점 차로 앞서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바르셀로나는 코파델레이(스페인 FA컵) 결승에도 올라 있다.
정규리그와 FA컵, UEFA 챔피언스리그를 석권한 '트레블'은 99년 맨유가 달성한 이후 유럽에서 배출되지 않고 있다. 메시, 사무엘 에토오, 티에리 앙리, 사비 에르난데스 등 호화멤버를 자랑하는 바르셀로나가 '맨유의 전설'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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