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로들이 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ㆍ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정동영 의원의 복당과 뉴민주당 플랜을 통한 정체성 재정립 등 당내 현안에 대해 훈수했다. 하지만 원로들도 사안별로 입장이 엇갈려 당내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 줬다.
우선 관심은 정 의원 문제였다. 신기남 고문은 "4ㆍ29재보선에서 정세균 대표가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원칙을 지키는 담대한 지도력을 보여 줬다. 국민에게 대안세력으로 지지를 받아 정권을 되찾을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정 대표를 치켜세웠다. 에둘러 표현하긴 했지만 정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한 당 지도부를 적극 두둔한 것이다.
반면 정대철 고문은 "결과적으로 당선됐는데 이제 와서 원칙을 내세워 자꾸 뺄셈정치를 하면 더 초라하다"며 "눈 꾹 감고 통 크게, 그러면 아무 말썽 없어진다. (정 의원을) 우리의 인적자원으로 받아들이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천 고문도 "수도권에서는 일치단결해 어려운 것을 이겼고, 우리가 이기기 쉬운 곳에서는 단결하지 못해 시끄러워 졌다"며 쓴 소리를 했다
. 한광옥 고문은 아예 이날 별도로 성명을 내고 "당 지도부는 수도권 승리에 도취돼 자가당착할 게 아니라 호남 공천 실패에 대해 자성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 정체성과 관련, 박 고문은 "중산층 하부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어느 선거도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 고문도 "뉴 민주당 플랜에서 내세운 새로운 진보 개념이 적절하다. 중산층 서민을 위한 분배의 문제에 확실하게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와 달리 정 고문은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중산층이라는 표현보다는 중도 우파까지 포용할 수 있는 당의 정체성과 투쟁 방법이 필요하다"며 당 노선을 한 클릭 우측으로 옮길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지금은 복당이라는 지엽적 문제로 싸울 때가 아니다"면서 "그건 적절한 시점에 해결할 것이다. 영원히 안 되는 것은 아니지 않겠느냐"고 지금까지보다 진전된 입장을 보였다. 정 대표는 이어 "많은 의견의 편차가 있지만 충분한 논의와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고 이명박 정부의 독선을 막는 일에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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