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종플루 확산방지를 이유로 외국인 격리수용, 돼지고기 수입 금지 조치 등 강경책을 연일 시행하면서 일부 국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중국은 5일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에 도착한 캐나다 몬트리올대 학생 23명 등 외국인 29명을 호텔에 격리 수용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北京)에서 항공기에 올라 창춘에 내린 외국인들을 공항에 일단 격리해 검진한 뒤 호텔로 이송했다. 격리된 외국인은 캐나다인 23명, 프랑스인 3명, 스위스인, 독일인, 나이지리아인 각 1명씩이다.
앞서 멕시코 및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금지했던 중국은 4일 캐나다 알버타주 한 농장에서 인간을 통한 돼지의 신종플루 감염이 확인되자 알버타주 돼지고기의 수입을 금했다. 돼지고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견해이다.
중국의 강경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은 2일 멕시코 국적의 입국자 70여명을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홍콩 등에서 격리하고 멕시코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까지 중단했다.
또 멕시코에 있는 중국인 200여명을 데려오기 위해 전세기도 급파했다. 중국 정부에 의해 격리 조치된 사람은 현재 중국인과 외국인을 합쳐 모두 200여명에 이른다.
이에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3일 "무지와 잘못된 정보로 인해 일부 국가에서 멕시코인들을 차별하고 있다"며 중국을 맹비난했고, 5일에는 항공기를 중국으로 보내 격리 수용되어 있던 자국민들을 데려왔다.
하지만 중국은 멕시코 등의 불만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중국 외교부는 "격리 조치는 내ㆍ외국인을 가리지 않아 특정국 국민에 대한 차별이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 태도는 2003년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04년 조류 독감 사태의 반작용으로 볼 수 있다. 월스리트저널은 "중국은 사스와 조류 독감 사태 당시 관광객 급감 등 엄청난 정치ㆍ경제적 타격을 입었다"며 "중국은 인구가 밀집해 전염병이 폭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중국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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