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영조의 사모곡/ '숙빈 최씨 자료집' 출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영조의 사모곡/ '숙빈 최씨 자료집' 출간

입력
2009.05.06 01:01
0 0

경복궁 뒤편에는 칠궁(七宮)이라는 사당이 있다. 조선조 일곱 임금의 어머니 신위를 모신 곳이다. 임금의 생모임에도 종묘에 모시지 않고 따로 사당을 차린 것은 이들이 후궁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그 중 육상궁(毓祥宮)은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1670~1718)를 모신 사당이다. 영조는 52년간 조선을 통치한 중흥조이지만 무수리의 자식이라는 콤플렉스,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평생 안고 산 임금이었다.

어머니에 대한 영조의 애끊는 마음을 보여주는 글월과 산도(山圖ㆍ묏자리를 표시한 그림) 등이 <숙빈 최씨 자료집>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발행ㆍ전3권)으로 묶여 나왔다.

이 자료집에는 영조를 출산할 때의 일기, 영조가 1726년(영조 2)에 직접 쓴 제문(祭文)과 비문, 숙빈 최씨가 묻힌 묘소의 풍수를 정리한 산론(山論) 등이 담겨 있다.

재위에 오른 지 20년이 되던 1744년, 영조는 어머니의 묘호(墓號)를 '소령'으로 올린 뒤 묘갈(墓碣ㆍ무덤 앞에 세우는 비)에 이런 글을 새겼다. '아! 25년 동안 낳아주고 길러주신 은혜에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할 수 있을 듯하다…붓을 잡고 글을 쓰려 하니 눈물과 콧물이 얼굴을 뒤덮는다. 옛날을 추억하노니 이내 감회가 곱절이나 애틋하구나.'

장서각 윤진영 연구원은 "이 자료들은 국왕도 어쩔 수 없었던 조선의 완고한 위계질서와 그것에서 비롯된 영조의 회한과 연민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일부분은 처음 한글로 번역됐다"고 설명했다.

한중연은 자료집 출간을 기념해 어버이날인 8일 조선왕실의 서고였던 장서각에서 '영조와 숙빈 최씨'를 주제로 한 콜로키움을 개최한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