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과의 경제통합을 가속화하기 위해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만과 마주보는 중국 남부 푸젠(福建)성에 경제특구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국무원은 4일 성명을 통해 최근 원자바오(溫家寶)총리 주재 상무회의를 열어 양안 교류와 협력 강화를 위한'해협서안(海峽西岸)경제구'건설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서안이라는 명칭이 들어간 것은 푸젠성이 대만해협의 서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붙여졌다.
이에 따라 푸젠성은 위쪽의 양쯔(揚子)강 삼각주, 아래쪽의 주장(珠江)삼각주, 북쪽의 보하이(渤海)만 경제권에 이어 중국 제4의 경제성장축이자 양안 경제통합을 위한 경제특구로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개혁개방 초기인 1980년대 푸젠성 샤먼(夏門)을 광둥(廣東)성의 선전 등과 함께 경제특구로 지정했지만, 대만과의 적대적 관계가 청산되지 않아 푸젠성 경제발전 속도는 광둥성 지역 특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뎠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대만 마잉주(馬英九) 총통의 취임을 계기로 양안관계가 급진전되면서 중국은 언어ㆍ민족ㆍ문화의 동질성을 가진 푸젠성을, 대만을 끌어안기 위한'양안 경협 전진기지'로 육성하기로 한 것이다.
중국의'대만 끌어안기'전략은 여러 방면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중국 차이나모바일(中國移通)이 국영기업으로서는 처음 대만 투자에 나선 데 이어 중국 2위 철광석업체인 시노스틸이 대만 내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번 5ㆍ1 노동절 연휴기간에는 하루 평균 7,000명의 중국인들이 대만을 찾았다. 대만은 올해 중국 여행객으로 인한 관광수입이 800억 대만달러(약 3조87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이번엔 대만 기업들의 진출이 용이한 푸젠성을 양안 경제특구로 지정함으로써, 전체 화교의 30%에 달하는 1,100만 푸젠성 출신 화교들의 대중 투자 접근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푸젠성은 신설되는 특구에 정보기술(IT) 단지를 조성키로 해 중국의 자본과 대만의 기술이 결합된 양안 IT 동맹 기업의 대거 진출도 예상된다.
중국 국무원은 향후 대만과 푸젠성간 산업ㆍ문화 교류가 급증하면서 항공 및 해운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 푸젠성 공항과 항만,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시설(SOC) 건설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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