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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씨름역사 김학웅씨 '씨름이야기' 발간/ "우리 때 모래판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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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씨름역사 김학웅씨 '씨름이야기' 발간/ "우리 때 모래판은 말이야…"

입력
2009.05.0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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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대회 우승자가 '장군'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천하장사, 백두장사, 한라장사 등 씨름대회 각 체급별 우승자에게 붙여주는 '장사'라는 타이틀이 익숙하지만 1950년대 말까지 '장군'이었다는 것이다.

각종씨름대회에서 100여 차례 우승하고 청구씨름단 감독, 한국씨름연맹 사무총장 등을 지낸 원로 '장군' 김학웅(69)씨의 증언이다.

김씨가 최근 펴낸 '김학웅의 씨름이야기'(민속원 발간)에 따르면 천하장사라는 명칭이 사용된 것은 1959년 7월 대한씨름협회와 한국일보사가 공동 개최한 제1회 천하장사대회였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친필로 '천하장사 씨름대회'라고 쓴 휘호를 하사했고 그 후부터 장사라는 명칭이 차츰 널리 쓰이게 됐다. 이 대회에서 김기수가 우승하면서 처음으로 천하장사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다.

김씨는 "후배들에게 씨름의 역사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이 책에는 잊혀져 가는 씨름 '장군'들과 그 동안 알려지지 않은 씨름의 뒷이야기들이 실려있다.

1957년 10월 경주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500여명의 '장군'들이 출전하는 바람에 오후 10시에 시작된 예선 경기가 다음날 아침까지 이어진 것. 차례를 기다리던 '장군'들은 쌀쌀한 날씨에 모포를 뒤집어 쓰고 자다가 경기장에 나서기도 했다고.

62년 추석 때 안동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채일포와 김학성이 8강전에서 만나 두시간 이상 승패를 가리지 못하자 다음날로 연기되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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