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빠진 자리 서희경 시대가 활짝 열렸다.
서희경(23ㆍ하이트)이 6타 차 열세를 뒤집고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차지했다. 시즌 4개 대회 만에 벌써 2승째다. 우승상금 1억3,000만원을 보태 시즌 초반에 벌써 2억원(2억2,355만원)을 돌파하며 상금선두를 질주했다. 또 지난 17일 끝난 롯데마트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오르며 '지존'의 입지를 굳혔다.
서희경은 3일 경북 경주 디아너스골프장(파72)에서 열린 태영배 한국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를 뽑아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정상에 올랐다. 6타차 대역전승으로 메이저퀸에 첫 등극했다.
▲ '지존'의 공통점
신지애와 서희경의 행보에는 공통점이 많다. '역전의 명수'에 '파이널 퀸'의 명성을 이어갔고 몰아치기의 승부사 기질도 갖췄다. 지난해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챔피언십에서 7타 차를 뒤집기도 했던 서희경은 롯데마트대회 4타차 역전 우승을 비롯해 통산 8승 중 5승을 역전 드라마로 연출했다.
또 서희경은 지난해 8월 하이원컵대회부터 3연속 우승이후 두 차례나 2연속 우승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신지애도 지난해 3연속 우승 등을 기록했다.
▲ 수의사 꿈에서 새 골프여왕으로
서희경의 어릴 때 꿈은 수의사였다. 그러나 수원 효성초 4학년 때부터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했다. 사춘기인 중학교에 진학 할 때는 친구들과 놀고 싶어 1년간 아예 골프채를 잡지 않는 방황기를 거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새로운 골프여왕으로 부상했다. 서희경은 선두인 이보미(21ㆍ하이마트)에 6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서 우승과는 거리가 먼듯했다.
전반에 3타를 줄이는 사이 선두 추격에 나선 서희경은 후반 들어서도 16번홀까지 버디 2개를 보태 공동 선두로 뛰어 올랐다. 서희경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5m 짜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공동 선두였던 김보경(23ㆍ던롭스릭슨)을 1타차로 따돌렸다.
'골프는 장갑을 벗어 봐야 안다'는 격언을 새삼 보여주는 승부였다. 서희경은 "메이저 대회 제패의 꿈을 이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반까지 선두를 달렸던 이보미(21ㆍ하이마트)는 2타를 잃어 3위(7언더파)로 밀렸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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