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강원 횡성에서 주식투자에 실패한 40대 남성이 자살한 사건과 관련, 유족들의 휴대전화 위치추적 요청을 외면한 소방공무원이 경찰에 입건됐다.
횡성경찰서는 지난 달 27일 오후 10시51분께 119통합상황실로 걸려온 자살 의심 신고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공모(46)씨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하지 않은 강원도소방본부 119통합상황실 소속 소방공무원 이모(38)씨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공씨의 아내는 당시 119에 전화를 걸어 "남편으로부터 '자살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남편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의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씨의 아내는 이후 남편에 대한 가출인 신고를 112에 접수했으며, 집을 방문한 경찰관과 상담 중 119에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재차 요구했으나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씨는 다음 날인 28일 오전 9시7분께 횡성군 둔내면 리조트 내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자살 의심 신고가 제때 이뤄졌다면 최악의 상황은 모면할 수 있었다"면서 "자살의심 신고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법을 엄격히 적용했다"고 입건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씨는 "당시 위급상황이라고 보기에는 신고자의 목소리가 너무 차분했다"면서 "상황이 애매해 판단에 착오가 있었을 뿐 직무와 관련해 고의성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일부 소방 관계자들도 "휴대전화 위치추적 서비스가 단순가출 및 채무자 위치 확인 등에 악용되는 사례가 절반 이상"이라면서 "모든 위치추적 요구에 119소방대원이 출동한다면 소방력 낭비는 물론, 더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며 논란을 예고했다.
횡성=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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