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세계 신종플루 비상/ 돼지 '낙인' 벗었지만 축산업계는 '골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세계 신종플루 비상/ 돼지 '낙인' 벗었지만 축산업계는 '골병'

입력
2009.05.06 00:57
0 0

세계보건기구(WHO)가 30일 지금까지 '돼지인플루엔자'(SI)로 통용되던 용어를 '인플루엔자A(H1N1)'로 변경함에 따라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의 명칭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미 이집트 정부가 돼지 30만마리을 살(殺)처분하는 등 전세계 양돈산업이 치명타를 입은 다음에 나온 뒤 늦은 결정이었다.

축산업계는 WHO가 너무 성급하게 용어를 결정했다고 지적한다. WHO는 신종플루가 멕시코에서 처음 발견된 후 돼지로부터 유래된 인플루엔자라는 의미에서 SI라고 명명했다. 하지만 과거 조류인플루엔자(AI)와 달리 돼지로부터 직접 인간이 감염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멕시코 정부는 "신종플루 진원지로 알려진 라 글로리아의 돼지농장 주변 환자들로부터 채취한 30개 샘플 중 신종플루에 감염된 사례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WHO가 뒤늦게나마 개칭한 가장 큰 이유는 연간 15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 양돈업계의 피해확산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미 abc 방송이 보도했다. 신종플루 확산이후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은 미국산 돼지고기의 수입을 금지했다.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이 직접 나서 "돼지고기를 익혀 먹으면 감염 위험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사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 질병통제센터는 이런 점을 의식해 지금까지 SI라는 명칭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으며 대신 'H1N1'이라고 표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말 'SI'에서 '신형인플루엔자'로 바꿔 불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신종플루의 유전적 구성이 일반적인 돼지 인플루엔자와 비슷해 명칭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라울 라바단 미 콜럼비아대 교수는 "신종플루의 8개 유전적 요소 중 6개가 돼지 인플루엔자와 일치했다"며 "나머지 2개는 조류와 인간 인플루엔자가 1개씩 발견됐으나, 그나마 지난 10여년간 돼지 몸 속에 있었던 것"이라고 AP통신에 밝혔다. 1976년 돼지 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한 미국 마운트시나이대학 에드윈 킬번 박사는 "WHO 명칭 변경은 정치적 고려에 따른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