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을 태운 버스가 30일 낮 12시20분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입장휴게소에 도착하자 수행원들이 줄줄이 내렸다. 봉하마을을 출발한 지 4시간20분 만이었다. 화장실 앞에서 급하게 볼 일을 보러 가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경수 비서관, 전해철 전 민정수석을 만났다.
-(문 전 실장에게) 도중에 대통령께서 무슨 말씀을 하셨나.
"아침에 입장은 밝히신 만큼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 않고 가벼운 대화만 하고 있다. (아침에) 여러분(지지자)들이 나와주셔서 위로의 말씀을 해주시자 권 여사님께서 많이 우셨다."
-비장의 카드를 준비했나.
"사실과 진실대로 이야기 하는 것이다. 사실과 진실대로 말하면 다 밝혀지게 된다."
-노 전 대통령께서 점심은 드셨나.
"도시락을 준비했는데 몇 점 안 드셨다. 많이 드시질 못했다."
-아침은 드셨나.
"아침도 드셨지만 많이 드시지 않았다."
-(김 비서관에게) 이동경로가 상당히 복잡하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고 경호처에서 다 알아서 한 것이다. 시간에 맞춰서 대검에 갈 듯하다."
휴게소에서 10여 분 머무는 동안 노 전 대통령은 끝내 버스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버스 유리창 전체가 짙은 검은 색으로 처리돼 있어 이동하는 동안 내내 취재진은 노 전 대통령의 윤곽조차 볼 수가 없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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