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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이후/ 한나라 '朴風' 덕보려는 TK인사 줄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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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이후/ 한나라 '朴風' 덕보려는 TK인사 줄설 듯

입력
2009.05.06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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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29 재보선 결과는 박근혜 전 대표와 이상득 의원, 정몽준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내 유력 정치인들의 희비도 갈랐다.

우선 박 전 대표는 친박 성향 무소속 정수성 후보의 경주 승리로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지원활동도 하지 않았지만 '박풍'의 위력을 보여준 것이다. "자기 이름 석자로 국회의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정치인은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박근혜 뿐"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특히 대구ㆍ경북 지역의 맹주로서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향후 그의 영향력에 기대려는 의원이나 기초단체장 등이 한층 더 많아질 전망이다. 2010년 지방선거가 이런 경향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다.

그렇다고 박 전 대표에게 무조건 득이 됐다고만 보기도 어렵다. 무소속의 승리가 '양날의 칼' 같은 측면도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당의 지원유세 요청에도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은 지도자로서 옳은 처신이냐는 비판이 뒤따른다. 정당정치를 희화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이계 내부는 부글거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재로선 친이계가 노골적으로 비판과 불만을 토로할 것 같지는 않다. "공천을 잘못한 게 문제"라는 비판이 있는데다 지금 이런 논쟁을 제기할 경우 오히려

지도체제 개편론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치는 현실이다. 가만히 앉아서도 무소속을 당선시키는 박 전 대표에게 날을 겨냥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이상득 의원은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의 경주 패배로 깊은 내상을 입게 됐다. 정 후보는 이 의원의 측근인데다, 이 의원이 '후보 사퇴권유 논란'에도 휘말렸던 만큼 상처가 깊고 오래갈 수 있다.

그의 리더십은 손상됐으며 친이계 구심점의 위상도 흔들릴 공산이 크다. 드러내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당내엔 경주 패배의 책임을 이 의원에게 돌리는 기류도 있다.

만약 이런 문제제기가 주류 내부에서 나온다면 친이계 내분이 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당장은 참패의 상처부터 치유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이 의원에 대한 비판도 일단은 잠복하는 기류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울산 북구의 한나라당 패배로 아픔을 겪었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울산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으나 승리를 견인하지 못해 일정부분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차기주자로서의 한나라당 내 위상을 한단계 격상시킬 기회를 놓친 셈이다. 다만 당내 기반이 취약한 그가 이번 선거에서 적극적으로 임해 헌신하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한 것은 나름 소득이라는 평가도 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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