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강한 남자'가 소리 내어 울었다.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림과 동시에 두 손을 번쩍 치켜든 추승균(35ㆍKCC)은 관중석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리고 가슴 졸이며 경기를 지켜 본 아내와 아들을 끌어안았다.
늘 2인자여야 했던 추승균은 '한'을 한꺼번에 풀었다.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추승균은 챔프전 최다 우승 반지를 낀 주인공으로도 이름을 새로 썼다. MVP를 다퉜던 이상민(서울 삼성) 등 6명이 보유한 3회 우승을 넘어 최초의 4회 우승 선수가 됐다.
추승균은 1~4차전에서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KCC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4차전 연장 종료 32초 전에는 역전 3점포를 꽂았고, 7차전에서도 고비마다 3점슛을 터뜨리며 대승을 이끌었다. 허재 감독이 만 32세2개월에 차지했던 역대 최고령 MVP도 갈아치웠고, 플레이오프 통산 최장 시간 출전도 바꿔 놓았다.
추승균은 "현대 입단했을 때부터 너무 좋아하는 팀이었다. 세대교체 과정에서 힘들 줄 알았는데 빨리 적응한 게 우승의 원동력인 것 같다"며 "최고가 아닌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다. 열심히 하면 이렇게 큰 상도 받는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주=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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