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철 신종인플루엔자 대책위원회 위원장(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3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도 돼지 인플루엔자(SI) 감염 환자로 병원이 넘쳐 날 수 있다"며 "그러나 멕시코처럼 다수의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국내 확산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국내 인구의 7~8%에 달하고, 암과 간 질환 등으로 면역력이 낮은 환자들이 많다. 이들을 중심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_바이러스 자체의 전염력도 높은가.
"감염자의 비말(침 방울)이 공기를 통해 직접 호흡기로 들어가거나 자신도 모르게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코, 입으로 들어가 감염될 수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수 있다는 얘기다."
_공항 발열감시는 효과적인가.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 잠복기 환자는 발열감시에 나타나지 않지만 항공기, 공항 등에서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킬 수 있다. 봉쇄는 불가능하다."
_사망자 속출 사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한국의 의료수준이 높고, 방역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에서 사망자가 150명 이상 나온 것은 초기 대응이 미흡했고, 방역시스템의 문제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_SI의 독성은 어느 정도인가.
"질환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피해가 지엽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봐서는 계절 인플루엔자(일반적인 독감)만큼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매년 2만5,000~3만명이 계절 인플루엔자로 사망한다. SI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는 최근 멕시코에서 온 23개월 유아 1명뿐이다."
_치료제 타미플루에 내성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기존 인플루엔자 상당수에 내성이 있다. 그러나 SI는 아직 내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언제라도 내성이 생길 것에 대비해 정부는 '리렌자'를 준비하고 있다. 두 약제가 비슷한 성분이지만 리렌자는 많이 사용하지 않아 내성이 없다."
_SI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하다. 귀가 후 손을 씻으면 늦는다. 물만 보이면 씻어야 한다. 손으로 코나 입을 만져서는 안되며, 침 방울이 튀지 않도록 환자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과로하지 않도록 하고, 만약 열이 나면 신속하게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