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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영근 시인 3주기… 다시 부르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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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영근 시인 3주기… 다시 부르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입력
2009.05.06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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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네 물억새마다 엉키던/ 아우의 피들 무심히 씻겨간/ 빈 나루터, 물이 풀려도/ 찢어진 무명베 곁에서 봄은 멀고/ 기다림은 철없이 꽃으로나 피는지/ 주저앉아 우는 누이들/ 옷고름 풀고 이름을 부르네.// 솔아 솔아 푸른 솔아/ 샛바람에 떨지 마라/ 어널널 상사뒤/ 어여디여 상사뒤…'(박영근의 시 '솔아 푸른 솔아'에서)

1980~90년대를 풍미했던 민중가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의 노랫말 원작자인 고 박영근(1958~2006) 시인 3주기 추모행사가 기일에 이틀 앞서 9일 인천 동구 금곡동 헌책방거리 '배다리 시다락방'에서 열린다.

고인이 생전에 일했던 인천 민예총이 중심이 돼 마련한 추모행사는 '한국 노동시와 박영근'을 주제로 한 문학평론가 유성호 이성혁 고영직씨의 발표와 시 낭송, 추모 공연 등으로 이어진다.

추모 시선집 <솔아 푸른 솔아> (강 발행)도 출간된다. 시인 백무산, 김선우씨가 고인이 남긴 시집 6권에서 '솔아 푸른 솔아' '취업공고판 앞에서' 등 58편의 시를 엄선했다.

시선집의 발문을 쓴 문학평론가 김이구씨는 "안치환씨가 곡을 쓴 노래에도 인용됐듯 박영근은 '어머니'와 '눈물'을 모티프로 한 서정시들을 남겼다"며 "그의 시들은 1970년대 이후 이 땅의 보통사람들이 살아온 삶의 실상에 대한 애착과 자기애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북 부안 출신인 박영근은 노동자 생활을 하던 중 1981년 시 '수유리에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 노동현장의 체험을 담은 시들을 주로 썼다.

이후 박노해, 백무산, 김해화 등 노동자 출신 시인들이 잇달아 등장하며 1980년대 노동문학을 꽃피웠다. <취업공고판 앞에서> <지금도 그 별은 눈뜨는가> 등의 시집을 남겼으며 2006년 5월 11일 결행성 뇌수막염과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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