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인플루엔자(SI)가 '세계적인 전염병'(pandemic)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SI가 2003년 창궐한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전파되는데다 인간 대 인간 형태로 전염되는 상황이어서 'SI 대재앙'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연구원인 닐 퍼거슨 런던 임페리얼 컬리지 교수는 SI를 역사적으로 도래하는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규정했다. 퍼거슨 교수는 텔레그라프지를 통해 "주기적으로 오는 세계적인 전염병이 다시 왔다. 올 가을까지 기승을 부릴 정도로 SI의 파괴력은 대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역사적으로 바이러스에 의한 세계적인 전염병은 30~50년을 주기로 찾아왔다.
웬궈융(袁國勇) 홍콩대학 교수는 "SI가 사람 대 사람으로 매우 효과적으로 전염된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국 허친슨연구센터 산하 백신ㆍ전염병 연구소의 이라 롱기니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SI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들간 접촉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나 이는 불가능하다"며 "아마 한동안 SI와 함께 살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SI가 7,100만명을 숨지게 한 20세기 초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H1N1)의 변종이라는 점도 전문가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BBC방송은 SI가 세계적인 전염병이 되더라도 의학과 각국의 대응 시스템이 발전한 덕분에, 과거처럼 대재앙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WHO는 2007년 194개 유엔 회원국들이 공공보건 비상사태에 즉각 대응토록 하는 '국제 보건 규정'을 마련했고, 현재 이 규정을 통해 전염병을 효과적으로 통제ㆍ감시하고 있다. WHO의 보건안전 분야 책임자인 후쿠다 케이지는 "각국은 치료제를 미리 비축해 사태 확산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며 "세계는 과거 어느 때 보다 유행병 확산에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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