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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종로 파출소 29일 문 열어/ 특명! 대한민국 1번지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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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종로 파출소 29일 문 열어/ 특명! 대한민국 1번지를 지켜라

입력
2009.05.02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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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번지 파출소'가 29일 문을 연다. 서울 종로경찰서가 한 달간 공들여 준비한 세종로 파출소가 이날 오전 10시 세종로 네거리의 옛 광화문교통센터(중구 태평로1가 68번지) 자리에서 개소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한다.

세종로 파출소는 관할구역 0.31㎢, 상주인구 552명에 불과하지만,' 좌(左) 정부종합청사 우(右) 미 대사관' 등 주요 시설이 밀집한 수도 한복판에 자리해 '대표 파출소'라 할 만하다.

특히 7월 완공 예정인 광화문과 청계천을 연결하는 광화문광장(폭 100m, 길이 740m)의 치안도 세종로 파출소의 몫이다. 서울시가 추산한 광화문광장 방문객은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연1,180만여명. 하루 평균 3만2,300여명꼴로, 웬만한 소도시 인구를 담당하게 되는 셈이다.

29일개소식 참석자들의 면면도 세종로 파출소가 일개 파출소가 아님을 보여준다. 종로서 관내 주요 기관장은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 박진 의원, 주상용 서울청장등156명이 참가한다. 시민 20명도 초대장을 받았다.

개소를 하루 앞둔 28일 오전 종로서 2층 회의실에선 세종로 파출소에 근무하게 된 경찰관들의 신고식이 열렸다. "경사 김순곽, 박아롱, 이병현… 세종로 파출소에 명 받았습니다." 장향진 서장은 이들을 한껏 추어올리며 격려했다."우리 종로서에서 제일 잘생기고 멋진 사람만 뽑았습니다.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얼굴을 알리게 된 만큼 자부심 갖고 당당하게 일하세요."

현재 세종로 멤버는 소장 허원도(42) 경위를 포함해 17명으로, 내달 초청와대 경비를 맡는 서울청 101경비단에서 3명을 추가로 발탁할 예정이다.

남성 평균 신장 178㎝, 여성 평균 164㎝. 장 서장의 말처럼, 종로서 직원 606명 가운데 36대1의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17명의 요원들은 외모부터 눈에 띈다.

관광객 안내 등 '공원경찰'의 역할도 맡아야 하는 파출소의 성격을 고려해 업무 능력은 물론, 신체조건, 외국어 능력까지 따져 뽑은 것. 허소장만 해도키181㎝, 태권도 4단에 "안내 정도는 가뿐한" 영어 실력을 갖췄다. 대부분 영어는 수준급이고, 일어에 소질이 있는 이도 서너 명있다.

그만큼 경찰관들의 자부심은 높다. 101경비단에 6년 근무하는 등 '경비통'인 허 소장은 "아무래도 세종로에 근무하게 돼 긍지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대한민국 중심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국민에게 최상의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최원명(33) 경사는"어릴 때부터 꿈이 경찰관이었는데 자부심과 긍지가 부여된 세종로에서 근무하게 돼 어깨에 조금 힘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외곽경비를 맡는 202 경비대에서 2년간 일하는 등 현장 경험도 풍부하다.

최장신(187㎝)인오세민(30) 순경은 "정도(定都) 600년의 숨결이 흐르는 대한민국 최중심부에서 경찰을 대표하는 얼굴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여경도 3명이 배치됐다. 다른 파출소나 지구대에는 여경이 없거나 1,2명인 것을 고려하면 꽤 많다. 여경들은 매일 낮근무만 하는 대신 주말 및 공휴일에도 2명 이상 근무하며 관광객 안내와 미아 보호 임무 등을 담당한다.

경찰 입문 7년째인 박아롱(32) 경사는 "외국 나가서 길을 모르거나 하면 경찰관부터 찾게 되지 않느냐"면서 "여성청소년계와 삼청동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한국의 좋은 인상을 심어 주는 한편 일본어 공부 등 자기 계발에도 소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세종로 파출소는 시설도 색다르다. 외국인과 가족 단위 관광객을 겨냥해 따뜻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등받이가긴 소파를 놓아 취객 등이 폭력을 쓸때 '쿠션' 역할을 하게 하고, 조명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다운 라이트'를 설치했다. 특히 지구대나 파출소 중 처음으로 휠체어 탄 장애인 등을 배려해 민원데스크 높이를 110㎝에서 75㎝로 낮췄다.

지난달 31일 "광화문광장 조성에 대비해 파출소를 신설하라"는 주상용 서울청장의 '특명'이 떨어진 후, 종로서 관련부서는 한 달 가까이 '총동원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했다. 경무과의 손영덕 경장은 "경무과 직원 20여명이 아기를 출산하는 마음으로 매달렸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에 직원 2명이 서울청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세종로 파출소는 개소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과 2일 촛불시위 1주년 행사를 비롯해 굵직굵직한 집회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더욱이 7월 광화문광장이 완공되면 대규모 시위가 더욱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로 파출소가 한편으로는 관광객을 미소띈 얼굴로 안내하고, 다른 한편으론 자칫 폭력화할수 있는 집회^시위에 대비하는 강^온양면의 역할을 모두 소화해 내며 진짜'대한민국 1번지 파출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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