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와 황사 등으로 인해 천식 환자가 부쩍 늘었다. 천식 환자는 황사, 꽃가루, 담배연기, 집먼지진드기 등에 노출되면 기관지가 갑자기 좁아지면서 기침과 호흡곤란과 같은 천식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흡입제가 불편해 5% 정도만 제대로 치료를 하는 실정이다. 다행히 최근 과일맛 나는 먹는 약 등 다양한 약이 나왔다. 세계 천식의 날(5월 5일)을 맞아 천식 치료제를 알아본다.
■ 증상 완화제와 증상 조절제 나와
천식 치료제는 좁아진 기관지를 짧은 시간 안에 완화하는 ‘증상 완화제’와 알레르기 염증을 억제해 천식 발작을 예방하는 ‘증상 조절제’로 구분한다. 대표적 증상 완화제로 속효성 베타2항진제(SABA)가 있다.
환자 나이와 선호도에 따라 흡입성 항(抗)콜린제, 속효성 테오필린으로 대체할 수 있다. 증상 완화제는 치료 받지 않는 상태에서도 천식이 조절되는 간헐성 천식(치료 1단계) 환자 중 필요할 때 쓰면 된다.
하지만 증상이 반복ㆍ지속되거나 심하면(치료 2~5단계) 증상 완화제만으로는 치료하기 힘들다. 따라서 증상 조절제로 치료하면서 필요하면 증상 완화제를 병용한다. 증상 조절제로 흡입용 스테로이드제(ICS)와 류코트리엔 수용체 조절제(LTRA)가 대표적이다.
경증 지속성 환자(치료 2단계)의 초기 치료제로는 저용량 ICS가 권장된다. 하지만 ICS를 사용하기 어려운 어린이나 고령 환자는 먹는 치료제인 LTRA가 치료할 수 있다. 특히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을 같이 앓으면 두 질환을 유발하는 염증 작용을 차단하는 LTRA로 치료하면 된다.
■ 증상 완화제 (속효성 베타2항진제(SABA), 항콜린제, 속효성 테오필린)
기관지가 갑자기 좁아져 숨쉬기 힘들면 흡입하는 SABA를 쓰면 된다. 약효도 투여 후 3분이면 나타나 4~6시간 지속된다. 특히 운동하면 나타나는 천식을 예방하기 위해 치료에 유용하다. 다만, 이에 너무 의존해 무분별하게 흡입하거나 장기간 사용하면 내성이 생기고 오히려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대표적 SABA로 벤토린(GSKㆍ흡입용)과 베로텍(베링거인겔하임ㆍ경구용) 등이 있다. 교감신경 자극으로 손발이 떨리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는(심계항진)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항콜린제는 SABA보다 기관지 확장 효과는 떨어지지만 SABA와 함께 쓰면 기관지 확장 효과가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급성 천식 발작의 보조 약으로 쓰인다. 대표적 항콜린제인 아트로벤트(베링거인겔하임ㆍ흡입용)는 다른 항콜린제보다 심계항진 등 부작용도 적다.
속효성 테오필린은 충분한 용량의 SABA를 투여했을 때 추가로 사용해도 기관지 확장 효과는 늘지 않지만 호흡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 증상 조절제 (흡입용 스테로이드제(ICS), 복합제,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LTRA), 지속성 베타2 항진제(LABA), 서방형 테오필린)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코르티코스테로이드ㆍICS)는 폐 기능 개선은 물론 증세 완화도 하는 소염제다. 특히 기도에 바로 들어가 염증 부위를 직접 치료하므로 오래 써도 부작용이 별로 없으면서 기관지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
또한 급성 천식 발작이나 운동으로 인해 생기는 기도 수축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성장 속도를 늦추거나 골절 위험이 높아지고, 목소리가 쉬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요즘은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와 흡입용 지속성 베타2항진제(LABA)가 함유된 복합제가 표준 치료법으로 쓰인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된다. 대표적인 복합제로 심비코트(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세레타이드(GSK)가 있다. 이런 복합제는 환자에게 편하고 LABA를 단독 투여해 생기는 부작용을 없앨 수 있다.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LTRA)는 기관지를 수축하고, 기도 혈관에서 체액 누출(부종)을 유발하고, 기도 염증을 일으키는 류코트리엔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항염 효과를 나타낸다. 먹는 약이라 편하고, 천식과 함께 알레르기성 비염에도 효과가 있다.
세계천식기구(GINA) 개정안(2007년)에서 치료 2단계에서 단독 사용할 수 있는 약으로 제시됐고, 증상에 따라 병용해 쓸 수 있다. 운동 유발성, 아스피린 과민성 천식 환자와 중증 지속성 천식에 쓰인다.
하지만 투여 후 몇 시간이나 며칠 뒤에야 효과가 나타나므로 급성 천식 발작에는 도움이 되지않는다. 대표적 LTRA로 싱귤레어(한국MSD)와 오논(동아제약), 아콜레이트(한국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있다.
반면, 약효가 12시간 지속되는 지속성 베타2항진제(LABA)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와 함께 매일 규칙적으로 사용한다. 너무 많이 먹으면 몸 떨림, 불안, 구역질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LABA로 밤벡정(한국아스트라제네카), 세레벤트(GSK), 아스테롤정(종근당), 아토크정(삼아제약) 등이 있다. 몸에 붙이면 효과가 24시간 지속되는 피부흡수형 기관지확장제 호쿠날린패취(한국애보트)도 어린이 환자와 65세 이상 고령인에게 주로 처방된다.
테오필린은 흡입하거나 먹는 스테로이드제와 함께 사용했을 때 천식 증상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 서방형(徐放形) 제제는 하루에 2회 복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식욕부진, 구역질, 구토,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테오필린 제제로는 데오크레(드림파마), 테올란(근화제약), 아스콘틴(한국파마) 등이 있다.
●도움말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나영호 교수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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