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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디펜던트 보도, 세계화의 역습 '재앙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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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디펜던트 보도, 세계화의 역습 '재앙 도미노'

입력
2009.05.02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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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모기지 업계 일부가 무너진 지 1년도 되지 않아 금융위기는 전세계로 번져나갔다. 멕시코에서 처음 보고된 돼지인플루엔자는 불과 2주만에 아메리카 대륙을 넘어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세계화 시대, 한 지역의 위기는 금세 전지구적 위기로 이어진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27일 "세계화가 세계를 재앙에 더욱 취약한 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화는 각 국가를 긴밀하게 연결시켰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09년 보고서에서 경제 침체와 관련, "확산 속도가 전례 없이 빠르다"며 "세계화가 각 국가 시스템을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시켰는지 보여준다"고 적었다. 인디펜던트는 질병의 전파 속도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비행기 여행이 대중화한 시대에 한 지역의 전염병이 불과 며칠 만에 전 세계적 질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돼지인플루엔자는 발병 지역 봉쇄 등 전통적 방법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각국은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검역 강화, 여행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중보건부의 보니 소렌슨 박사는 로이터통신에 "현재로서는 봉쇄가 적합한 방법은 아니다"며 "바이러스는 이미 이 곳에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현재의 광범위한 위기는 세계화의 역습이라고 볼 수 있다. WEF는 2007년 보고서에서 전염병과 유동성 위기가 동시에 일어날 경우 "세계화에 대한 거센 반발이 있을 것이며 군국주의와 권위주의가 국제 정세를 재편할 것"이라고 적은 바 있다. 네트워크이론에 따르면 복잡하고 효율적인 사회는 안정성을 보장하는 대신 급격한 붕괴 위험을 안고 있다. 사회의 각 요소를 이어주는 핵심 고리가 무너지면 사회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식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경제학자 출신인 라구람 라잔은 2005년 보고서에서 "이 같은 시스템은, 작은 충격에는 강할지 몰라도 큰 충격 앞에서는 위험을 노출한다"며 "재앙에 가까운 붕괴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2007년 발간된 '블랙 스완(The Black Swan)'이라는 책에서 저자 나심 니컬러스 태랩도 "복잡한 시스템 속의 안정성은 환상에 불과할 뿐"이라고 적었다.

인디펜던트는 역사에서 실례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14세기 흑사병으로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했어도 유럽 사회가 붕괴하지 않은 것은 비교적 단순한 사회제도 덕이었다는 것이다. 반면 2세기 로마제국의 전염병이 몰락으로 이어진 것은 복잡하고 발전한 사회 탓이라는 분석이다.

인디펜던트는 "현대 사회에서 의사, 운전사, 기술자, 항만 노동자와 같은 핵심 고리가 질병으로 자리를 비운다면 그 파급력은 대단할 것"이라고 적었다. IMF도 2006년 세계적 독감의 영향에 관한 보고서에서 "대량 결근 사태가 경제적 붕괴로 이어지고 그 결과 교통, 무역, 결제 시스템 등이 모두 작동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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