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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재보선/ 작지만 큰 선거… '전패'땐 與野 모두 내전 휩싸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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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재보선/ 작지만 큰 선거… '전패'땐 與野 모두 내전 휩싸일 듯

입력
2009.05.02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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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29 재보선은 규모 측면에서는 '미니 선거'이지만 선거 결과가 미치는 후폭풍은 메가톤급이 될 수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지형과 당 지도부 지위가 크게 요동칠 수도 있다.

이번에 재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은 전체 국회의원 선거구 245곳 가운데 2%인 5곳에 불과하다. 투표율도 30%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이고, 후보들 간의 지지율 차이도 크지 않은 선거이지만 승패 결과가 가져오는 정치적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결과가 애매하면 미진에 그칠 수도 있으나 만일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중에 어느 한쪽이 전패할 경우에는 강진과 태풍을 동반할 것으로 전망된다.

■ 한나라당 완패 및 민주당 승리 시나리오

여권이 5곳에서 전패하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경우에는 박희태 대표 퇴진론이나 최고위원 동반 퇴진론이 불거질 수 있다. 이 경우 박 대표가 물러나서 조기 전당대회가 치러지거나 다른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는 그림까지 그려볼 수 있다. 하지만 대안 부재론에 따라 박 대표가 대표직에 계속 잔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질적으로 당 운영을 주도해온 이상득 의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다. 친이계가 한나라당 후보 지원 유세를 하지 않은 박근혜 전 대표를 공격하고, 친박계는 이에 맞서 '주류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계파 간 권력 투쟁이 확산될 수도 있다. 그러면 여권은 정국 주도권을 잃게 되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리더십은 약화된다.

반면 민주당의 정국 영향력이 커지게 되고 야권 내부의 갈등은 잦아든다. 민주당이 인천 부평을과 전주 완산갑에서도 승리할 경우 야권 내부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입지는 위축된다.

■ 민주당 완패 및 한나라당 승리 시나리오

민주당이 전패했을 경우에는 내분이 확산된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의 지지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 정세균 대표의 리더십은 크게 상처를 입는 반면에 정동영 전 장관의 목소리는 커지게 된다. 정 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당권을 제3자에게 넘겨줘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반면 정 전 장관의 복당론이 힘을 얻게 된다.

한나라당이 2승 이상을 거두면 정국을 주도하게 된다. 이 대통령의 국정 드라이브에도 가속도가 붙는다.

■ 한나라당 2승, 민주당 1승 시나리오

한나라당이 부평을과 경주에서 승리할 경우에는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고 'MB식 개혁'을 강력히 밀어붙일 수 있게 된다. 민주당은 수도권 패배 책임을 둘러싸고 내부 논쟁에 휩싸일 것이다. 하지만 완산갑 1승으로 당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민주당 2승, 한나라당 1승 시나리오

민주당의 정국 영향력은 커지고 정세균 대표의 위상도 탄탄해진다. 정동영 전 장관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진다. 여당 내부에선 수도권 패배를 둘러싼 책임 논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 지도부 책임론도 나오겠지만 박 대표가 물러날 정도는 아니라는 전망이 많다.

■ 한나라당 1승, 민주당 1승 시나리오

민주당이 부평을에서 승리하더라도 완산갑을 무소속에게 내줄 경우에는 호남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정 전 장관은 민주당 지도부를 공격하겠지만 정 대표 등은 '수도권 1승'을 방패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에선 지도부가 '경주 1승'을 내세워 진화에 나서겠지만 수도권 패배 책임을 둘러싼 내부 논쟁을 차단하기는 어렵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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