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 시대 유적인 충북 제천시 점말동굴에서 출토된 석조 탄생불상이 30년 만에 공개된다. 충북문화재연구원은 28일 제천시 영상미디어센터에서 '화랑의 장 점말동굴, 그 새로운 탄생'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열고 불상을 공개한다.
석조 탄생불상은 연세대박물관이 1979~80년 진행된 제7차 점말동굴 조사 중 동굴 앞 광장에서 수습한 것으로 높이 17.3cm, 대좌 폭 6.8cm의 크기다. 김춘실 충북대 교수는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있고 큰 광배와 대좌를 갖춘 점이 일반 탄생불과는 다르다"며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만들어진 불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불상이 발견된 장소는 약 6만 6,000년 전 중기구석기와 1만 3,000년 전 후기구석기, 7,000년 전 신석기 시대 유물이 함께 발견된 장소다. 김 교수는 "점말동굴이 선사시대뿐 아니라 역사시대에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왕래한 곳이며, 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이르는 시기 사찰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점말동굴에서는 또 신라 화랑들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각자(刻字ㆍ돌에 새긴 글자)도 다수 발견됐다. 이도학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는 "각자 중에는 신라시대 관청인 '예부(禮府)', 화랑 이름인 '금랑(金郞)' 등이 보인다"며 "신라 화랑들이 다녀간 흔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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