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6일 인터넷 카페에서 동반자살을 모의한 남녀 5명을 적발하고 이중 카페 운영자 김모(30)씨를 자살방조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5일 오후 4시 신촌의 한 공원에서 만나 인근 모텔에서 동반자살을 하기로 계획했다가, 경남에 사는 회원 김모(28ㆍ여)씨의 요청으로 모임을 다음날로 미뤘다. 그러나 이들의 자살 계획은 다른 회원 이모(35)씨의 제보로 경찰에 알려졌다.
경찰은 25일 오후 1시쯤 이씨의 신고를 받고 회원들의 거주지 관할 경찰청과 공조, 12시간 동안 수사를 벌인 끝에 이들의 소재를 모두 파악해 가족이나 복지시설에 신병을 인계했다.
입건된 카페 운영자 김씨는 일정한 주거지 없이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해오다가 최근 일거리가 떨어져 생활고를 겪자 자살을 결심하고, 23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카페를 개설한 뒤 지식검색 사이트에 카페 주소를 알린 것으로 조사됐다.
포털 측은 24일 문제의 카페를 폐쇄했지만, 이들 5명은 메신저와 쪽지를 통해 '고통이 없는 연탄을 사용하자'는 등 자살 계획을 모의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최근 잇따르는 동반자살 방지를 위해 인터넷에 자살 방법을 제공하거나 자살 카페를 개설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자살 교사 및 방조 혐의를 적극 적용해 형사 처벌하기로 했다. 또 자살 관련 게시물이나 자살 의심자를 신고할 경우 사안에 따라 보상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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