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환 시점이 결정되면서 칼을 벼려온 수사팀과 방패를 매만지던 변호인단도 일전불사의 전투태세에 착수했다.
수사팀의 선두에는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이 있다. 이 중수부장은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과 불법 대선자금 사건 수사를 통해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는 두 사건을 맡으면서 재계와 관계 개선을 모색하던 노 전 대통령을 불편하게 했고 그의 측근들을 줄줄이 기소하는 등 노 전 대통령과 상당한 악연이 있다.
중수부의 2인자인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이번을 포함해 두 차례 전직 대통령 수사에 모두 참여했다. 그는 1995년 전두환ㆍ노태우 비자금 사건 수사팀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다.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게 될 우병우 중수1과장은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이다. ‘이용호 게이트’ 특별검사팀에서 활약했고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처사촌 김옥희씨를 구속기소하기도 했다.
이 중수부장과 함께 SK 수사를 담당했던 이석환 중수2과장은 참여정부 초기 ‘검사와의 대화’ 때 “SK 수사 때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해 노 전 대통령을 난감하게 만들었던 인물이다.
노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전해철 전 민정수석, 김진국 전 법무비서관 등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율사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와 사위 곽상언 변호사도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의 사시 동기인 정상명 전 검찰총장 등 참여정부 당시 검찰 고위 관계자들도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경우에 따라 전ㆍ현직 검사들의 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자신이 법률가인데다가 정면승부를 마다하지 않는 특유의 성격을 감안할 때 변호인단의 도움이 크게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 경우 검찰 내 대표적 강경파이기도 한 우병우 과장과 노 전 대통령 사이에 격렬한 설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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