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티 젱어 지음ㆍ함미라 옮김/소담 발행ㆍ296쪽ㆍ1만2,000원
인간은 무리에게 자신의 성생활을 숨기는 유일한 종(種)이다.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은 전적으로 번식만을 위한 섹스가 아닌 만족을 위한 섹스를 하게 됐다. "우리는 이것을 위해 패배도 불사하고 직업적인 명성이나 가정의 평화 그리고 가족의 행복까지 위험에 내맡기는 것이다."(84쪽) 일탈적 사랑의 행태를 연구해온 오스트리아 성과학협회 회장 게르티 젱어는 <불륜의 심리학> 에서 인간의 불륜을 이렇게 말한다. 불륜의>
내연 관계의 본질은 '서로 구속하지 말고 순간을 즐기자'라는 마음이다. 불륜을 꿈꾸거나 실행하는 사람들을 묶어주는 전형적인 타입은 없다. 그러나 저자는 유혹하는 자, 밀렵꾼, 전략가, 희생자, 우유부단한 자 등으로 그들을 유형화해 일반인과 그들과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음을 보인다. 숱한 비난 속에서도 불륜 드라마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저자는 "남성들이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가능한 한 많은 여성들과 성 관계를 맺는 것"이라며 "그처럼 절제 모르는 남성들은 바람을 피움으로써 그들의 남성성을 입증한다"고 말한다. 피부는 탄력을 잃었지만 자신이 젊은 남자에게도 뒤지지 않는 완벽한 남자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갖가지 불륜의 심리와 행태를 치밀하게 분석한 저자는 책 말미에서 '불륜 극복 10계명'을 제안한다. 먼저 배우자와 대화할 기회를 많이 만들라는 것이다. 걱정거리를 관리해 스트레스를 미리 막는 일은 실제적 행동 지침이다. 과거의 복잡한 일들을 정리하고 용서의 미덕을 발휘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유머를 꼽고 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