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장자연씨의 자살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이 24일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유력 인사들에 대한 접대 여부 등 핵심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경찰이 "고인의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씨를 붙잡은 뒤 수사를 계속 진행하겠다"며 참고인 중지 혹은 내사 중지 처분을 내린 대상자는 모두 9명. 이 9명에는 언론인 1명과 드라마 PD 등 감독 5명, 금융인 2명, 기획사 대표 등 소위 '유력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장자연 사건을 둘러 싼 각종 의혹을 해결하는데 김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에 체류중인 김씨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경찰은 "김씨의 여권을 무효화하는 절차를 밟고 있으며 소재 파악을 위해 일본 주재관들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본 현지에서의 경찰권을 행사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휴대폰도 꺼져 있어 위치 추적도 불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도 "여권 무효화 절차는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만 만들어 놓자는 것"이라고 털어놓을 정도로 김씨를 붙잡기 위한 뾰족한 대안은 없다.
또 김씨가 붙잡힌다고 하더라도 '강요' 혐의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피해자인 장씨가 사망한데다 당사자가 부인하고 있어 술자리에 함께 참석한 목격자들의 진술과 정황만으로 기소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고인이 직접 작성한 문건에 조차 "(접대할 상대에게) 잠자리를 강요 받았다"고 만 언급돼 있을 뿐 구체적인 접대 일시와 장소, 인물에 대한 언급이 없다.
지난 40여일 동안 연일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자연 사건'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묻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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