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일단 합격이다.
지난 주말 미국연방준비은행(FRB)은 19개 대형 금융기관의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한 개략적인 발표가 있었다. 시장이 가장 궁금했던 것은 불합격 은행 여부였을 것이다. 탈락하는 은행이 있을 경우 그 후폭풍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FRB는 이와 관련해 19개 금융기관 중 '탈락자'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일부 은행의 경우 상당 규모의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이며, 다음달 4일 구체적인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발표 전에는 도대체 몇 개의 은행이 망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하지만, 일단 발표되고 나면 망할 것과 망하지 않을 것이 분명히 구분된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망해야 하는 금융기관에 대한 처리 비용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 하지만, 투자자는 망하지 않을 금융기관만 찾아내면 투자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어진다. 구체적인 결과가 다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개략적인 테스트 결과만을 놓고 볼 때, 금융위기는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 남은 문제는 결과에 대한 신뢰다. 테스트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 믿지 못하겠다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고, 이제 막 불거지기 시작한 카드 연체율 증가나 상업용 모기지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오바마 정부가 그런 부분들을 모두 염두에 두고 최선을 다해 테스트에 임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취임초기 가장 중요한 결정이 될 텐데, 어설프게 처리해 사태가 다시 악화되면 무능하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재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국내외 증시 모두 실적시즌은 만족할만한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 시장에 영향력이 큰 종목들이 실적발표가 일단락된 만큼 이번 주는 경제지표 발표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이 달 말 굵직한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주택가격지수, 1분기 GDP, ISM 제조업 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다. 국내에서 발표되는 지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선행지수와 산업생산이다. 최근 다소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주가의 추가 상승을 가늠하기 위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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