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에 대량의 적기 출현. 수도권을 향해 접근 중. 즉각 출동하라."
22일 오후 북한군 전투기로 보이는 10여대의 미확인 항적이 수도권을 향해 접근하고 있는 것이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에 포착됐다.
즉각 F-15K, KF-16, F-4, F-5 등으로 구성된 BA(아군 전투기ㆍBlue Air) 편대가 공군 청주기지 등에서 줄을 지어 긴급 발진해 출격했다. 수분 후 적기(RAㆍRed Air)가 출현한 상공에 도착한 BA편대는 공중 교전에 들어갔다. 공격에 유리한 고지에 오르기 위해 아군과 적기는 서로의 꼬리를 향해 아슬아슬한 전술비행에 돌입했다.
북한 공군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실제 전술비행 훈련을 해왔던 아군 조종사들은 모두 적기의 공격을 회피하면서 레이더에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순간 적기를 포착한 아군의 공대공 미사일이 열을 내뿜으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실전을 가정한 우리 공군의 훈련 상황이다. 일촉즉발의 공중전은 아군이 푸른색 전투기 모양으로, 적기가 붉은색 전투기 모양으로 각각 표시돼 공군 레이더 화면에 실시간으로 고스란히 표시됐다.
공군은 13일부터 2주간 충북 청주의 29전술개발훈련비행전대(29전대)에서 대규모 항공전역 종합훈련인 'Soaring Eagle(비상하는 독수리)'을 실시 중이다.
이 훈련은 공군 조종사들의 실전적 작전수행 능력과 전투기량 향상을 위해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되는 것으로, 6개 비행대대에서 F-15K, KF-16, F-4, F-5, KA-1 등 6개 기종 60여대의 전투기와 100여명의 조종사와 지원요원이 참가하는 대규모 훈련이다.
전투기 조종사들은 아군과 적군으로 나뉘어 실제 비행 기동을 통해 고난도의 전술을 연마했다. 실전과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북한 공군의 항공전력과 전술교리를 철저하게 분석한 베테랑 교관 조종사들이 가상 적기 운용팀인 RA팀을 구성한다. 북한 전투기의 비행을 면밀히 분석, 마치 북한 전투기가 기동하는 것처럼 비행한다.
임무를 끝마친 뒤에는 브리핑을 통해 자신들이 어떻게 기동하고 싸웠는지를 분석하고 토의한다. 이는 실제 비행장면과 교신내용을 그대로 표시하고 녹화하는 '공중 전투기동 훈련체계'를 통해 가능해졌다.
전투기에 미사일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POD'라는 관련장비를 장착하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의해 해당 전투기가 비행하는 궤적이 화면상에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훈련을 주관한 29전대장인 최현국(공사33기) 대령은 "앞으로 훈련 기반체계를 보강하고 절차를 보완해 미 공군에서 실시하는 '레드 플래그'와 같이 실전적인 종합훈련이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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