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한류(韓流)'가 불황마저 집어삼키고 있다.
국내 게임 업계의 글로벌 야심작들이 온라인 틈새 게임시장 공략에 성공, 잇따라 대박을 터트리며 해외 시장에서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다. 이에 힘입어 국내 온라인 게임 업계는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점쳐진다.
온라인 게임 시장의 '블랙홀' 중국 껴안기
게임 한류의 진원지는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의 '블랙홀'로 떠오른 중국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는 2007년 대비 52.2% 성장한 208억위안(한화 약 3조3,000억원)으로, 국내 시장 규모 2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2010년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는 국내 시장의 2배 이상인 427억위안(8조5,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온라인 게임들은 이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시장에서 온라인 게임 순위 '톱10'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주중 최고 동시접속자수에서 넥슨의 자회사인 네오플이 액션 장르로 제작한 <던전앤파이터> 가 170만명으로 1위를, 네오위즈게임즈의 1인칭 슈팅게임(FPS) <크로스파이어> 가 100만명으로 2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아이온> 도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이온>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지속적인 연구ㆍ개발(R&D) 투자가 비결
신흥 게임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국내 온라인 게임이 상종가를 치는 이유는 뭘까. 짜임새 있는 구성과 함께 화려하고 깔끔한 그래픽 등 한 차원 높아진 국산 온라인 게임의 경쟁력이 문화적 배경이 비슷한 중국시장에서 통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제 막 온라인 게임 태동기를 맞은 중국 시장에서 오랜 기간 많은 비용을 투자해 다양한 장르에서 개발된 국산 게임들이 먹혀 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달라진 우리나라의 위상도 해외 시장 진출 과정의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안정된 현지화 공략을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직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고 있는 현지 유통ㆍ배급사를 만나기가 쉽지 않았지만, 최근 '질 높은 한국산 제품을 확보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이제는 해외에서 먼저 접촉을 시도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품질이 뛰어난 국산 온라인 게임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힘입어 1분기 실적 전망도 좋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이온> 돌풍을 일으킨 엔씨소프트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55% 급증한 92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오위즈게임즈와 CJ인터넷의 매출도 각각 56%, 16% 증가한 554억원, 561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온>
이창영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온라인 게임이 불황기에 적합한 놀이문화로 주목 받고 있다"며 "불황 탈출을 위해 다른 산업 분야와의 마케팅 협력 등이 강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온라인 게임 산업의 잠재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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