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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첫 각료회의 "예산 1억弗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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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첫 각료회의 "예산 1억弗 줄여라"

입력
2009.04.22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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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 첫 각료회의를 가졌다. 정권 출범 후 90일 만이다. 각료회의가 이렇게 늦어진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아버지 조지 부시 정부 시절 딕 체니 국방장관, 빌 클린턴 정부 때 재닛 리노 법무장관이 각각 정권 출범 3개월여 뒤인 3월에 임명된 적이 있지만, 4월까지 늦어진 예는 없었다.

이렇게 늦어진 이유는 상무장관에 지명됐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보건장관 지명자였던 톰 대슐 전 상원의원 등이 비리, 탈세 등으로 사퇴하면서 상원 인준 과정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는 캐슬린 시벨리어스 보건장관 지명자가 아직 인준 받지 못해 유일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첫 각료회의에서 예산절감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세금은 현명하게 사용돼야 한다"며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정책을 집행하라"고 주문했다. "90일 이내에 1억달러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갖고 오라"고 각료급에게 지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1억달러 줄이기'는 그러나 정치권의 비아냥 대상이 됐다. 연방정부 예산이 3조6,000억달러에 달하고, 올해 재정적자가 1조8,000억달러로 추산되는데 1억달러는 보이지도 않는 돈이라는 것이다. 공화당은 1억달러에 부처 숫자를 곱해서 '오바마의 0.0025% 절감'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브라이언 리들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경기부양책으로 1조달러를 쓰면서 1억달러를 줄이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1년에 4만달러를 버는 가정에 1달러씩 씀씀이를 줄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백악관이 곧 제안의 진의를 설명하며 방어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1억달러 자체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1억, 저기서 1억달러를 모으면 큰 돈이 된다"고 말했다.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은 "1억달러만 보자면 적절한 비판이지만 우리가 하는 것은 한줄 한줄 전체 예산안을 꼼꼼하게 따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바마의 제안은 "새로운 자세, 새로운 시각의 상징"이라며 "대통령은 10년간 2조달러를 줄이고, 국방비도 군수품 조달과정을 효율화해 500억달러를 줄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부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각 부서는 '1억달러 절감 계획'을 잇따라 내놓았다. 농무부는 농가보조금의 사기를 근절하는 방법으로 1년에 1,600만달러를 줄일 수 있다고 했고, 국토안보부는 물자를 대량구매하는 방법으로 5년간 5,200만달러, 법무부는 경매고시를 신문이 아닌 인터넷에 해 670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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