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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류재준씨 세계 유명 음반사 낙소스서 음반 출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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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류재준씨 세계 유명 음반사 낙소스서 음반 출반

입력
2009.04.22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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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류재준(39)씨의 작품집 CD가 세계 유명 음반사인 낙소스에서 나왔다. 전 세계에서 30일 동시 발매된다. '진혼미사곡'(Sinfonia da Requiem)과 '바이올린협주곡 1번'을 수록했다. 낙소스가 생존 한국 작곡가의 음반을 내기는 처음이다.

낙소스는 2007년 폴란드 라보라토리움 현대음악제의 위촉으로 발표한 류씨의 '바이올린협주곡 1번'을 높이 평가해 음반 계약을 제안했다.

'진혼미사곡'은 지난해 3월 폴란드 '부활절 베토벤 음악제'에서 발표돼 기립박수를 받은 작품이다. 당시 폴란드 국립방송교향악단, 크라쿠프 국립라디오합창단 등과 함께 이 곡을 세계 초연한 소프라노 김인혜씨는 "너무나 강하고 희망적이며 진취적인 레퀴엠"이라고 말한다. 레퀴엠, 디에스 이레, 오페르토리오, 상투스의 4개 악장으로 돼 있는 곡은 장대하고 화려하다. 가톨릭의 미사 전례에 따라 보통 중간에 배치하는 상투스를 맨 뒤로 돌려 환희와 희망의 진혼곡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피땀 흘려 오늘의 한국을 일군 세대들에게 바치는 진혼곡입니다. 2006년 완성하기까지 작곡에 6년이 걸렸어요. 대가들이 원숙기에 쓰는 게 레퀴엠인데, 젊은 저로서는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죠. 레퀴엠은 20세기 작품만 해도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 리게티의 '레퀴엠', 펜데레츠키의 '폴란드 레퀴엠' 등 좋은 작품, 넘기 힘든 걸작이 정말 많거든요.

본래 오케스트라와 합창을 위한 교향곡 스타일의 진혼곡을 계획했다가 소프라노 독창을 추가했죠. 소프라노가 아주 강해야 해요. 특히 2, 3악장에서 소프라노는 오케스트라와 합창의 폭발을 뚫고 나가 압도해야 하죠. 워싱턴 내셔널 심포니가 이 곡을 연주하고 싶다고 해서 악보를 보냈더니, 소프라노를 구해달라더군요. "

류씨의 '바이올린협주곡 1번'은 표현 기법은 현대적이지만, 감성은 낭만적인 작품이다. 바르샤바 쇼팽음악원의 마리안 보르코프스키 교수는 '바이올린협주곡의 새로운 레퍼토리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만한 곡"이라고 평했다.

2007년 세계 초연 이래 유럽에서 10회 이상 연주됐다. 미국에서는 마이클 틸슨 토머스의 지휘로 막심 벤게로프와 디트로이트 심포니가 연주했다.

음악은 듣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 그의 작품은 듣기 괴로운 현대음악이 아니다.

"난해한 현대음악? 저는 싫어요. '그들만의 리그'에서 혼자 노는 음악, 작곡 의도나 필연성도 없이 '이렇게 해야 돼' 하고 강박관념을 갖고 쓰는 곡은 곤란하죠. 현대음악의 실험은 존 케이지(1912~1992)로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한때 현대음악이 연주 불가능한 곡을 써놓고 그걸 이상형으로 여기는 풍조가 있었어요.

특히 1960~70년대에 그런 광풍이 불었죠. 제 스승 펜데레츠키도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쓰다가 낭만적인 음악으로 가자 변절자라는 비난을 받았으니까요. 실험을 위한 실험이나 기법 나열이 아니라,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게 중요하죠."

류씨는 5월 22일 개막하는 서울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을 맡아 축제 음악회 7개를 직접 프로그래밍했다. 29일 음악회에서는 그의 '진혼미사곡'을 폴란드 국립방송교향악단과 고양시립합창단, 부천필코러스, 소프라노 김인혜씨가 아시아 초연한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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