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ㆍ도교육청이 2010학년도부터 기숙사를 갖춘 비평준화 지역 사립 자율고교에 대해 현행 전국 단위 선발 방식을 변경, 해당 지역 출신 학생들을 일정 부분 의무적으로 뽑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전남 장성고, 충남 한일고, 경남 거창고 등 서울 및 수도권 등 다른 지역 출신 학생들이 60%가 넘는 유명 기숙형 사립 자율고는 외지 출신 비율은 줄어드는 반면 해당 지역 출신은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20일 "일부 시ㆍ도교육청이 내년에 문을 여는 기숙형공립고 선발 방안을 마련하면서 기숙사를 갖춘 사립 자율고교도 이에 준하게 한다는 원칙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에 따르면 내년에 전국적으로 82곳이 문을 여는 기숙형공립고를 운영하게 될 시ㆍ도교육청은 대부분 지역 출신 학생을 우선 선발키로 하고 세부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교육청 관계자는 "자율학교 형태인 기숙형공립고는 지역 학생을 우선적으로 뽑는다는 방향을 정했다"며 "사립 자율고도 자율학교인 만큼 내년부터는 같은 적용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B교육청 관계자는 "기숙사를 갖춘 농촌 지역 사립 고교에 외부 우수 학생들이 지나치게 많이 몰리는 바람에 해당 지역 출신 학생들은 소외되는 것은 물론 '기숙형 학원'으로 변질된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개선키 위해 선발방식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남 경남 등 일부 시ㆍ도교육청은 사립 자율학교는 전국 단위 모집을 아예 금지하거나, 해당 지역 출신 학생들을 일정 비율 뽑는 '쿼터제' 도입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ㆍ도교육청은 6월까지 기숙형공립고와 기숙사가 있는 사립 자율학교 등 '기숙형 고교'의 학생 선발 방식을 확정해 교과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립 자율고 선발 방식 변경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지역 내 우수 자원 확보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며 "외지 출신 학생들의 진입을 의도적으로 막게 되면 교육과정 등의 자율 운영을 통해 학력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숙형 고교는 학력퇴보 등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4월 현재 자율고교는 총 226개로, 평준화 지역은 학군단위, 비평준화 지역은 광역 및 전국 단위로 각각 나눠 선발하고 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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