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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이후 3대 거품/ 실적보다 돈… 또 버블이 꿈틀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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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이후 3대 거품/ 실적보다 돈… 또 버블이 꿈틀댄다

입력
2009.04.2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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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우리 경제, 특히 증시와 부동산시장은 지그재그식으로 이상과열과 냉각을 반복해왔다.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시중에 넘치기 시작한 자금이 흘러 들어간 곳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당시 기술창업을 주도한 IT(정보기술) 등 3곳에서부터 우리는 샴페인을 터뜨렸다. 버블의 붕괴로 인한 후유증도 목격해야 했다. 2000년 IT버블과 2003년 카드사태를 거치며 우리 경제는 버블 붕괴의 충격을 실감했다.

■ 지난 10년 유동성 왜 넘쳤나

외환위기 초기 국제통화기금(IMF)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요구한 20%를 넘는 살인적인 고금리 정책은 오래 가지 않았다. 1998년 중반부터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로 돌아섰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2001년부터 8차례에 걸쳐 2.25%포인트 인하하며, 2004년말에는 당시 사상 최저인 3.25%까지 내렸다.

여기에다 해외에서 달러가 지속적으로 공급된 것도 유동성 과잉의 원인이 됐다. 1993~97년 219억 적자였던 경상수지는 1998년 404억달러, 99년 245억달러, 2000년 123억달러 등 외환위기 이후 대폭 흑자로 반전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개인들이 빚을 내 버블 팽창에 기여했다. 가계 대출은 1999년 192조원 등 100조원대에 머물러 있었으나, 2000년 241조원, 2001년 304조원, 2002년 391조 등 매년 30% 가까운 폭증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급기야 648조원까지 불어났다.

■ 증시ㆍ부동산ㆍIT 버블 키워

1999년부터 주식시장은 IT벤처 붐을 타고 이상과열로 치달았다.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위해 정부는 정책적으로 벤처기업을 육성했고, 갈 곳을 찾지 못했던 자금이 IT벤처 창업 열풍을 만나 IT버블과 증시버블로 태어났다.

주가는 외환위기를 겪으며 98년6월 277.37까지 주저앉았으나 '바이 코리아'의 여파로 부동자금이 휩쓸려 들어오면서 불과 1년6개월만에 1,059.04로 꼭지점을 찍고 또다시 2001년 400대까지 가라앉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쳤다. 코스닥지수도 98년 610선에서 2000년 3월 2,834.4까지 치솟았다가 같은 해 말 525.8로 빠지는 등 급등락을 보였다.

IT버블도 순식간에 부풀어올랐다가 터져버렸다. 벤처투자 열기가 사그러들고 경기회복 속도가 버블 팽창을 따라 잡지 못하자, 2001년 이후 벤처 열풍은 급격히 몰락했다. 벤처기업수는 1999년(4,294개)이후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2001년 1만1,392개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2003년 7,702개로 1년새 32%나 급감했다.

2001년 이후 부동산 시장의 과열은 버블의 결정판이었다. 집값은 시중 자금 쏠림에 따라 주기적으로 소강상태와 오름세를 반복하면서 부동산 불안을 부추겼다.

주택가격은 2001년, 02년 9.9%, 16.4%씩 급상승 했다가 2005년~2007년에 또다시 상승기를 거친다. 특히 참여정부가 쏟아낸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아랑곳없이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진원지로 '버블세븐'이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송준혁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유동성이 넘치면 옮겨갈 곳은 부동산과 주식밖에 없는데, 자산시장의 버블이 경기 사이클과 맞물려 지그재그식으로 움직일 경우 경제 불안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의 경기 침체를 벗어나는 과정에서도 과잉 유동성의 경로는 외환위기 직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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