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승부는 삼성이 KCC의 '괴물' 하승진(222㎝)을 얼마나 막아내느냐에 달려있었다.
하승진을 효과적으로 봉쇄한 전반은 삼성의 우세, 하승진이 골밑을 점령한 후반은 KCC의 우세였다. 플레이오프 들어 나날이 파괴력을 더하고 있는 하승진의 괴력은 엄청났다. 하승진이 살아나면서 KCC의 공격력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결국 2차전은 KCC의 승리, 챔피언결정전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주 KCC가 19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2차전에서 하승진(20점 7리바운드)을 앞세워 서울 삼성을 85-73로 꺾었다. 이로써 KCC는 홈 2연전에서 1승1패로 동률을 이루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삼성은 하승진을 막아내기 위해 1차전에서 효과를 본 수비전략을 그대로 들고 나왔다. 이규섭 박훈근 김동욱 등 190㎝대 장신 포워드를 총동원해 하승진을 돌려 막았다. 하승진이 볼을 잡으면 이상민 이정석 등 가드진이 3중으로 에워쌌다.
하승진이 어렵사리 외곽으로 빼줬지만 KCC의 3점슛은 부진했다. 협력수비를 뚫고 하승진이 골밑으로 접근할라치면 재빨리 반칙으로 끊었다. 하승진의 이날 전반 자유투 성공률은 16.7%(6개 시도 1개 성공). 파울을 아끼지 않은 삼성 수비 전략의 성공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수비를 경기 내내 펼치기에는 삼성의 체력 부담이 컸다. 3쿼터 중반을 넘기면서 하승진에 대한 협력수비가 느슨해졌고, 하승진은 그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3쿼터 4분21초 하승진의 골밑슛을 시작으로 4분20초 동안 KCC는 하승진과 마이카 브랜드가 골밑을 완전히 장악하며 삼성을 15-4로 압도했다. 하승진은 3쿼터에만 8점을 올리면서 팀의 리드를 이끌었다.
삼성은 외국인센터 테렌스 레더가 2쿼터 1분50초에 3반칙, 4쿼터 1분22초에 4반칙을 범하며 골밑의 약세가 더욱 심해졌다. 더구나 KCC의 맏형 추승균(21점 3리바운드 7어시스트)이 고비마다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려주면서 삼성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지난 23일 동안 무려 플레이오프 11경기를 치른 KCC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소중한 이틀 간의 휴식을 갖게 됐다. 두 팀의 3차전은 22일 삼성 홈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전주=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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