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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 개헌논의 더 진지하고 정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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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 개헌논의 더 진지하고 정교하게

입력
2009.04.2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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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헌법연구자문위원회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 등을 포함한 헌법개정 연구 잠정안을 마련하고, 조기에 개헌을 공론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개헌안의 구체적 방향이야 앞으로 더욱 치밀하고 장기적인 논의를 거쳐 정리되겠지만, 대통령의 권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나 개헌의 조기 공론화 등 기본방향은 제대로 잡았다고 본다. 여야 의원 186명으로 구성된 미래한국헌법연구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정ㆍ비리 의혹을 계기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시정하기 위한 개헌 논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지난 노무현 정부에서도 그랬듯, 개헌 문제가 정권 말기 대통령의 통치행위의 하나로 제기되거나 대통령선거를 앞둔 유력 후보들의 공약으로 거론되기 일쑤였던 과거의 예에 비추어 다소 뜬금없는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또 개헌 논의가 급속히 진행돼 결과적으로 임기 단축 위험을 떠안게 될 수도 있어 '현재의 권력'은 으레 소극적 자세를 취하기 쉽다.

다른 것은 손대지 말고 권력구조만 '4년 중임 대통령제'로 바꾸자는 '원 포인트 개헌' 구상조차 적잖은 논란 속에 묻혀버린 데서 보듯 어떤 개헌 논의도 그리 단기간에 간단히 결론에 이르기는 어렵다. 더욱이 개헌 거론의 정치적 의도가 의심을 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정권 말기의 개헌 논의는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런 점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안정적 권력기반을 다진 지금이 오히려 개헌 논의의 적기라고 볼 수 있다.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의 취약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이미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 책임정치 측면에서 문제가 많고,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권력이 집중된 결과 '권력형 부정ㆍ비리'의 발본적 차단이 어렵다는 점이 자주 지적됐다. 더욱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반복된 '인사 싹쓸이'로 관료사회의 피폐화는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인재 고갈을 초래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차분하고 진지한 개헌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아직 늦지도 않았고, 결코 이르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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