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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과학기술로 든든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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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과학기술로 든든한 대한민국

입력
2009.04.2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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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은 과학의 날이 생긴 지 공식적으로 42년 되는 날이다. 하지만 이보다 30년 이상 앞선 일제 강점기에 과학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일깨워 주기 위한 한국 최초의 과학의 날 행사가 1934년 치러졌다는 기록이 있다. 국가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과학의 힘으로 극복해 보자는 우리 선배들의 의지가 담긴 발상이 아니었나 싶다.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과학기술을 통해 장기적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던 의지는 이번에 발간된 <국가연구개발사업 성과총람> 에도 잘 나타나 있다. 지난 40년간의 국가 R&D 사업을 총망라한 이번 총람에는 1960년대의 제 1차 기술진흥 5개년 계획, 70년대 과학기술 자립기반 조성기, 80년대 선진국형 기술 드라이브 정책의 전개, 90년대 과학기술 전략 추진기, 2000년대의 과학기술 혁신체계의 선진화와 같은 우리 국가 차원에서의 일괄적이고 지속적인 과학기술 R&D 투자의 발자취가 선명하게 기록돼 있다.

다보스 포럼(WEF) 평가 2007년 한국 과학기술 수준 세계 7위, 2008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과학경쟁력 분야 세계 5위,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RAND연구소가 선정한 '과학 선진국' 7개국에 당당히 포함된 것이 과학 기술의 미래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온 결과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과학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우리 과학 기술의 발자취에 대한 긍지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한 친환경 녹색 기술 분야에서도 우리 정부는 향후 60년의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저탄소 녹색 성장을 제시하고, 내년 예산에 친환경 녹색 기술 개발 지원비를 1조 3069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 지난 40년의 업적 위에 미래를 위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투자가 더해진다면 우리 과학 기술뿐만 아니라 세계 속의 우리나라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는 일대 전환기를 맞게 될 것이다.

오늘날의 성과를 얻기 위해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R&D 투자가 40년간 이뤄졌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지금부터 20~30년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투자를 이어 나가야 한다. 특히 녹색성장에 대한 정부의 투자도 올 한 해 반짝 늘어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역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12위로 지난 3년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글로벌 위기가 닥친 지금, 많은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저명한 석학들이 들려주는 해법에 목말라 있는 듯하다. 각종 뉴스 매체들도 앞 다퉈 석학들과의 인터뷰를 담아내고 있으며 포럼, 학술회의 등을 통해서 석학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우리 안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은 부족한 것 같아 좀 아쉽다. 우리나라야말로 금융위기부터 전쟁의 폐허까지 가장 다양한 위기들과 그것들을 극복한 경험을 갖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민간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앞장서서 과학기술 R&D 분야에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하고 민간의 투자를 이어 나가야 한다. 그것이 나라를 잃은 역경 속에서, 전쟁의 폐허 속에서 보여줬던 우리 선배들의 진취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길일 것이며 어제보다 더욱 밝을 우리 과학 기술의 미래를 여는 길일 것이다.

이준승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KISTEP)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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