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9 재보선에서 전북 전주 덕진에 출마한 정동영 후보와 완산갑에 출마한 신건 후보가 19일 무소속 연대를 공식 선언했다. 친정인 민주당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완산구 경원동 전주 객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민들의 삶과 마음이 무너지는 가운데 해결 방향을 제시하고 행동할 중심세력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선거기간의 일시적 연대를 넘어선 근본적 연합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민 여러분이 힘을 모아주신다면 민주당의 가치를 복원하고 민주개혁세력의 구심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신당 창당설을 부인하고, "정동영은 민주당의 적통이고 내가 할 일은 민주당을 재건하는 일"이라고 확언했다. 또 "당 지도부와 젊은 의원들의 비방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면서 "민주당의 정신은 당원과 지지자에게 있지, 일부 386정치인에게 있지 않다"고 지도부를 정면 비판했다.
신 후보은 "누가 먼저일 것도 없이 이심전심으로 연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회견 이후 두 후보는 고사동 오거리 광장과 노송동 코아백화점 앞에서 합동유세를 열고 세몰이에 나섰다.
정_신 무소속 연대의 파괴력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 덕진에서는 정 후보가 민주당 김근식 후보를 상대로 낙승이 예상되지만 완산갑에서는 신 후보가 민주당 이광철 후보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동안 무소속 연대에 공식 반응을 자제한 정 후보 측이 서둘러 연대를 공식화한 것도 이광철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신 후보를 돕기 위해서라는 게 중론이다. 이날 연대 선언 및 합동유세 장소가 덕진이 아닌 완산 지역인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 후보 측은 "정 후보가 덕진뿐 아니라 전주 전역에서 확고한 지지를 얻고 있어 신 후보의 약점을 상쇄할 것"이라며 "민주당 예비후보였던 김광삼 김대곤 후보도 연대에 참여,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무소속 연대 출범을 주시하면서도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다. 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은 "정 후보의 효과가 덕진을 넘어 완산갑까지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정 후보가 완산갑에서 유세에 나설 경우, 오히려 민주당을 죽이는 행위라는 역풍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영민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정 후보에게 민주당은 어머니였다"며 "이제 장성한 아들이 어머니 가슴에 비수를 들이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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