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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게이트/ 건호씨 지분 회사 정조준… 檢, 500만弗 흐름 '마지막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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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게이트/ 건호씨 지분 회사 정조준… 檢, 500만弗 흐름 '마지막 승부'

입력
2009.04.1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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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달러 의혹을 둘러싼 공방에서 마지막에 '웃는 자'는 누가 될까.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에 앞서 최근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조카사위 연철호씨를 연일 소환해 이 돈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데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개인 간 투자거래"라는 노 전 대통령 측의 기존 해명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일부 드러나고 있어 자금의 실체 규명을 둘러싼 양측의 '기 싸움'이 수사 막판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검찰에 따르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인 지난해 2월, 연씨의 홍콩 계좌로 500만 달러를 송금했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측은 그간 "연씨가 버진아일랜드에 '타나도 인베스트먼트'라는 창투사를 설립한 뒤 박 회장에게 투자 요청해 받은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이 사실을 알았다"고 해명해 왔다. 500만 달러의 절반 정도는 미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의 회사에 실제 투자했고, 나머지는 계좌에 그대로 남겨 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일단 자금 흐름에 대한 설명은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500만 달러 가운데) 40% 정도가 타나도 계좌에 남아 있고 60% 정도는 (연씨의 또다른 투자사인) 엘리쉬&파트너스에 투자됐으며, 아주 경미한 금액만 타나도가 직접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엘리쉬&파트너스는 해외 각국에 손꼽힐 정도로 활발한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투자금으로 사용됐다는 노 전 대통령 측의 해명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그러나 의혹은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핵심은 '엘리쉬&파트너스'에 있다. 검찰은 이 회사의 주주로 건호씨가 참여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노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가 될만한 단서를 포착한 셈이다.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500만 달러를 건네기 위해 연씨를 매개로 삼았고, 이를 감추기 위해 '재투자' 형식으로 위장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500만 달러 전액이 아니라 일부가 건호씨 '몫'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은 "건호씨는 아주 잠깐 동안만 그 회사의 지분을 보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MBA과정 마지막 학기 때 다른 일을 해 볼까 생각할 무렵 투자했으나, LG전자에 남기로 하면서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보고 500만 달러를 건넸다"는 박 회장 진술에 따라 이 전체가 건호씨의 몫이고, 결국 노 전 대통령의 돈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자금의 흐름과 건호씨의 회사 지분관계, 미국 은행 1년치 계좌내역 등을 면밀히 분석 중이다.

이 과정에서 건호씨와의 자금 거래 정황이 포착된 노 전 대통령의 처남 권기문씨도 14일 오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또 연씨 측이 제출한 투자계약서에 박 회장의 날인이나 서명이 없는 사실에 주목, 이 계약서가 진본이 아닐 가능성도 따져보고 있다. 결국, 500만 달러라는 거액의, 그것도 상당히 복잡한 자금 흐름을 검찰이 얼마나 밝혀 내느냐에 따라 수사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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