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회장에게 요청해서 받은 100만 달러를 미국에서 유학 중인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권찬호(52) 전 시애틀 총영사는 14일 본보 기자와 만나 "돈을 부탁받거나 전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은 박 회장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6월 하순 100만달러를 직접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노 전 대통령이 당시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위해 과테말라로 향하던 중 경유지인 미국 시애틀에서 건호씨에게 이 돈을 건넸을 가능성을 조사해 왔다. 검찰은 그 과정에 권 전 총영사가 개입했을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13일 그를 불러 조사했다.
행정고시 22회 출신인 권 전 총영사는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로,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의전비서관을 지냈다.
다음은 권 전 총영사와의 일문일답.
-노 전 대통령이 시애틀로 100만 달러를 가져가 현지 총영사를 통해 건호씨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 있다.
"전혀 모르는 얘기다. 검찰에서도 그렇게 진술했다. 노 전 대통령과 같은 학교를 나오고 청와대에서도 모셔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건가. 검찰도 100만 달러 사용처에 대한 여러 가능성 중 하나로 나를 조사한 것 같다."
-시애틀 근무할 때(2006년 3월~2008년 5월) 건호씨를 만난 적이 있나.
"없다. 건호씨가 다니던 스탠퍼드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데, 그곳은 시애틀 영사관 관할도 아니다."
-당시 노 전 대통령과 사전에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은 있나.
"청와대 근무를 마치고 몇 달 후 시애틀 총영사직에 공모할 때도 말씀을 안 드렸다. 총영사는 대사처럼 청와대에 신임장을 받으러 가는 것도 아니라 시애틀에 부임할 때도 못 만났다. 2007년 7월에 시애틀에 오실 때까지 연락한 적도 없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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