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대해 해명한 것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공격이 이어졌다. 그러나 검찰의 편파 수사 논란에 대해선 여야 간 온도차가 감지됐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13일 SBS 라디오에 출연, "노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여사에게 100만달러, 아들 건호씨에게 500만달러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미루는 것은 구차한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버지를 보고 돈을 준 것이지 부인과 아들을 보고 줬겠느냐"며 "가장인 아버지가 포괄적 책임이 있다"고 노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홍 원내대표는 야권이 제기한 편파 수사 지적에는 "야당은 세무조사 로비 부분을 한정해 얘기하는데 그것은 최근 일이고, 그 전에는 노 전 대통령과 연관된 권력형 비리"라며 "세무조사 로비로 한정 수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 노 전 대통령의 해명에 대해 "남자가 왜 자꾸 안에다 책임을 미루는가. 전직 대통령답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총재는 "법적 문제를 떠나 도덕적 문제가 되었고, 국민적 관심과 비판이 있는데 '내가 한 게 아니고 집(부인)에서 한 것'이라고 말한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전 정권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지적에는 "검찰 수사가 산 권력에 약하고 죽은 권력에 잔혹해선 절대 안 된다"며 "만일 그런 식으로 가면 특별검사 요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4ㆍ29재보선에 대한 영향 등을 고려,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 관련 보도를 보며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전 정권과 현 정권에 대한 차별적 수사가 진행되거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입에만 의존한 검찰 수사가 언론을 통해 증폭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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