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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세대를 위한 이상 전집 나왔다/ 권영민 교수, 현대어 표기본 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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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세대를 위한 이상 전집 나왔다/ 권영민 교수, 현대어 표기본 실어

입력
2009.04.15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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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烏瞰圖 詩題一號'에서), '海底에가라앉는한개닷처럼小刀가그구간속에滅形하야버리드라'('正式'에서)

이상(1910~1937)의 작품은 내용의 난해함도 난해함이지만, 생경한 한자어가 그대로 노출된 텍스트 때문에 요즘 독자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권영민(61)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엮은 <이상 전집> (전4권ㆍ문학에디션 뿔 발행)은 이런 점에서 '한글세대를 위한 이상 전집'이라고 할 만하다.

전집에는 이상이 생전에 발표한 시, 소설, 수필과 1960년대초 문학평론가 조연현이 발굴, '현대문학' 등 문예지에 공개했던 이상의 미발표 습작원고 등이 망라돼 있는데 원본과 함께 모든 텍스트의 한자어를 한글로 바꾸고 맞춤법을 보정한 현대어 표기본을 실었다.

이상의 작품은 임종국 편 <이상 전집> (전3권ㆍ1956) 이래 김윤식ㆍ이승훈 편 <이상문학전집> (전4권ㆍ1995), 김주현 편 <이상문학전집> (전3권ㆍ2005) 등으로 몇 차례 정리된 바 있지만, 기존 전집들이 한자어가 노출된 원본 텍스트 중심으로 구성됐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전집은 차별성이 있다.

이번 전집에는 2,600여개에 이르는 풍부한 각주가 달려있다. 기존 전집의 주석들이 용어풀이 위주로 돼있는데 비해 이상의 행보와 창작동기, 주변인물들과의 관계들까지 파악한 '해석적 주석'이라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기존 전집에서 '매춘(賣春)'으로 오기했던 시 '매춘(買春)'의 제목도 바로잡았으며, 일부 텍스트의 양식을 새로 분류해 지금까지 시인지 수필인지 의견이 분분했던 '최저낙원' '실낙원' '공포의 기록' '불행한 계승' 등의 장르를 수필로 확정했다.

권 교수는 "이 전집은 이상 문학 텍스트를 전문 연구자와 일반 독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이상 문학작품의 정본을 확립하는 데 기여하고 이상 문학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평가의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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