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烏瞰圖 詩題一號'에서), '海底에가라앉는한개닷처럼小刀가그구간속에滅形하야버리드라'('正式'에서)
이상(1910~1937)의 작품은 내용의 난해함도 난해함이지만, 생경한 한자어가 그대로 노출된 텍스트 때문에 요즘 독자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권영민(61)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엮은 <이상 전집> (전4권ㆍ문학에디션 뿔 발행)은 이런 점에서 '한글세대를 위한 이상 전집'이라고 할 만하다. 이상>
전집에는 이상이 생전에 발표한 시, 소설, 수필과 1960년대초 문학평론가 조연현이 발굴, '현대문학' 등 문예지에 공개했던 이상의 미발표 습작원고 등이 망라돼 있는데 원본과 함께 모든 텍스트의 한자어를 한글로 바꾸고 맞춤법을 보정한 현대어 표기본을 실었다.
이상의 작품은 임종국 편 <이상 전집> (전3권ㆍ1956) 이래 김윤식ㆍ이승훈 편 <이상문학전집> (전4권ㆍ1995), 김주현 편 <이상문학전집> (전3권ㆍ2005) 등으로 몇 차례 정리된 바 있지만, 기존 전집들이 한자어가 노출된 원본 텍스트 중심으로 구성됐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전집은 차별성이 있다. 이상문학전집> 이상문학전집> 이상>
이번 전집에는 2,600여개에 이르는 풍부한 각주가 달려있다. 기존 전집의 주석들이 용어풀이 위주로 돼있는데 비해 이상의 행보와 창작동기, 주변인물들과의 관계들까지 파악한 '해석적 주석'이라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기존 전집에서 '매춘(賣春)'으로 오기했던 시 '매춘(買春)'의 제목도 바로잡았으며, 일부 텍스트의 양식을 새로 분류해 지금까지 시인지 수필인지 의견이 분분했던 '최저낙원' '실낙원' '공포의 기록' '불행한 계승' 등의 장르를 수필로 확정했다.
권 교수는 "이 전집은 이상 문학 텍스트를 전문 연구자와 일반 독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이상 문학작품의 정본을 확립하는 데 기여하고 이상 문학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평가의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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