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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괴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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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괴소문

입력
2009.04.15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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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돌아오다 고양이를 보았다. 한참 배를 곯았는지 구슬프게 운다. 고양이를 볼 때마다 이쁜이가 떠오른다. 이쁜이가 귀가하지 않은 지 두 달이 다 되어 온다. 처음엔 귀담아 듣지 않았다. 골목에서 만난 수코양이와 눈이라도 맞았겠거니. 중성화 수술을 받아 그럴 일은 없다고 했다. 이쁜이는 결혼하지 않은 시누이 둘이 새끼 때부터 길렀다. 다른 형제들은 시누이들이 차로 전국 각지를 돌며 분양했다.

언니의 문자 메시지가 절절하다. '한번만 다시 보면 소원이 없겠어, 보고 싶어.' 내 주위에는 고양이를 좋아해 길고양이들을 돌봐주는 이들이 있다. 고양이보다는 사람이 우선 아니겠느냐고, 우리 주위의 고통에 처한 사람들부터 챙기자는 이들도 있다.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다. 고양이도 인간도 두루두루 평화로운 세상은 언제 올까. 언니들은 조심스레 두 가지 경우를 추측하고 있다.

교통 사고. 또 하나는 개고기 대신 고양이를 잡아 눈속임하는 가게들이 있다는 것이다. 흉흉한 소문이다. 아닐 텐데요, 그 맛이 안 날텐데요. 위로의 말이랍시고 한 말이었다. 이쁜이가 행동가인 수코양이를 만나 안동시를 벗어나 멀리 갔을 거라 생각해본다. 수많은 고양이 중에 그런 고양이 두어 마리 쯤 없으리란 법 없다. 새끼 낳지 못한다고 사랑까지 없어졌다는 건 인간들의 생각일 뿐이다.

소설가 하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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