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으로 뚝 떨어졌던 펀드 수익률이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해외펀드보다는 국내펀드가 선방했고, 뜨는 '국가'보다는 뜨는 '지역펀드'가 그나마 나았다. 뼈아픈 상처를 바탕으로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시 적극적으로 따져보자.
해외보다는 국내
13일 한국펀드평가 제로인(10일 기준)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1년 수익률은 -23.67%인 반면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는 -39.69%를 기록해 손실 폭이 더 컸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최근 적립식 펀드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되살아 날 기미도 보인다. 1개월간 수익률 기준 상위 30위안에 든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20%를 넘기고 있다.
국내펀드는 해외펀드에 비해 수익률만 좋은 게 아니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관련 정보가 아무래도 빠르고, 장기적으로 가입하면 세제혜택도 누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반면 해외 주식형펀드는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큰 게 단점으로 꼽힌다.
국내펀드의 경우 신규는 적립식, 보유자는 장기투자가 바람직하다. 박용미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회복과 관련해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지만 기존 가입했던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성과측면에서 추가적인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며 "펀드자금 흐름을 꾸준히 지켜보되 기존 가입자들은 장기투자를 고려하고, 신규 투자자들은 적립식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국가보다는 지역묶음
물론 해외펀드 상황도 좋아지고 있다. 연초이후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펀드 수익률은 최고 20%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해 고점에 들어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인도와 러시아 등 각국의 펀드 수익률이 좋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폭락한 데 대한 반등일 뿐 수치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며 "각 정부의 경기부양책, 대내외적인 사회상황 등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는 보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해외펀드에 관심이 쏠린다면 '국가'보다는 '지역'에 투자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한 국가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는 신흥시장이나 글로벌펀드에 가입해 위험을 줄이는 게 지난해 펀드 폭락의 교훈이기도 하다.
중국만큼은 예외
중국 본토증시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바탕으로 연초이후 전세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박현철 연구원은 "중국은 연초이후 주가 급등으로 차익실현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바탕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경기회복 속도가 더욱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홍콩 H주(대부분의 중국펀드)도 지수반등에 동참하면서 중국펀드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분산투자 전략 역시 놓쳐선 안 된다. 김혜준 대우증권 연구원은 "투자매력도 자체로만 보면 해외 신흥국가, 특히 중국관련 펀드가 좋지만 국내 투자자산과 해외 투자자산을 적당히 나눠서 기대수익률대비 위험도를 최소화하는 분산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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