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한국은행은 올 우리 경제에 대한 수정전망을 발표했다. 전반적 내용은 국민 모두가 느끼고 있는 것처럼 '2009년 우리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사정 또한 밝지 않아 실업률은 작년의 3.2%에서 올해 3.6%로 상승하고, 취업자 수는 13만 명이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의 수정전망도 역시 '전망'중 하나라, 더 나빠질 수도, 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2009년이 근래에 경제적으로 가장 힘든 해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반면 어느 시인의 말처럼 어둠이 깊어진다는 것은 새벽이 가깝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이 자체가 희망을 주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15일엔 미국에서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이 지표를 통해 미국에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어느 정도로 완화했는지, 곧 경기가 이제 침체의 바닥에 근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0.4%를 기록했다. 2008년 12월(-0.8%), 2009년 1월(0.3%)보다 조금 높아진 수치다. 그러나 3월은 겨울의 끝 자락이라 난방유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데다, 아직 휴가철이 시작되지 않아 차량용 연료에 대한 수요도 그리 늘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점에서 3월엔 2월과 같은 정도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을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런 상황에서 2월에 시작된 식료품 가격 하락세가 3월에도 계속된다면, 미국 소비자물가는 2월(0.4%)보다 상승률이 낮아질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하락 반전도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은 미국경제가 디플레이션 압력을 벗어났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을 가리킨다.
"경제는 심리다"라는 표현이 있다. 최근에는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바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의 에컬롭(G. Akerlof) 등은 저서 을 통해 경제정책에서도 인간의 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현재의 위기요인 중 인간의 과도한 투기 심리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바꿔 말하면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는데 있어서도 인간의 심리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정부는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적 요소를 발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증대, 일자리 나누기, 젊은이를 대상으로 하는 인턴제 확대 등은 당장의 물질적인 혜택뿐만 아니라 국민 각자가 희망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있어서도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예상한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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