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총선에서 자민당 장기집권 체제에 종지부를 찍고 정권을 교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던 일본 민주당이 최근 지사 선거에서 2연패하며 고전하고 있다. 검찰이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의 비서를 기소하는 등 정치 자금 수사를 계속해 그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2일 실시된 아키타(秋田)현 지사 선거에서 자민당과 사민당이 지지한 사타케 노리히사(佐竹敬久ㆍ61) 후보가 민주당과 국민신당이 지지한 가와구치 히로시(川口博ㆍ61) 등 3명의 후보를 누르고 당선했다.
지난달 29일 실시된 지바(千葉)현 지사 선거에서도 자민당의 지원을 받은 연예인 출신의 모리타 겐사쿠(森田健作ㆍ59) 후보가 민주당과 사민당 등 야 4당이 추천한 요시다 다이라(吉田平ㆍ49)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자민당 간사장은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경제 대책을 국민이 인정한 것"이라며 "앞으로 정권 운영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주당은 지역 특수성이나 다른 야당과 연대 부족 등을 패배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국민에게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방선거에서 계속 낙선하면 중의원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편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0, 11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아소(麻生) 내각 지지율이 전달에 비해 8%포인트 오른 24%로 나타났다. 총리 적임자로는 6개월만에 아소 총리(21%)가 오자와 대표(12%)를 앞질렀다. 불법 정치자금 문제 등에 책임을 지고 오자와 대표가 총선 전에 사임해야 한다는 여론은 72%에 이르렀다.
하지만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을 찍겠다는 사람이 42%, 자민당은 32%로 나타나 민주당의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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