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립운동가들은 한국의 영웅일 뿐 아니라, 중국의 영웅이기도 합니다."
백범 김구 선생과 매헌 윤봉길 의사의 전기소설을 쓴 중국의 유명 소설가 샤녠성(夏輦生ㆍ61ㆍ여)씨는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0주년 기념식에 참석,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존경을 나타냈다.
샤씨는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샤씨의 언니는 중국에서 활동한 한국인 독립운동가였던 유평파(劉平波ㆍ건국훈장 애국장 서훈) 선생 집안으로 시집을 갔다. 샤씨 형부의 아버지인 유 선생은 임시정부 주석이었던 김구 선생의 경호원으로 오랫동안 김구 선생을 보좌했고, 형부의 큰아버지는 김구 선생의 주치의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러한 개인적 인연에도 불구하고 샤씨는 김구 선생 등 한국의 독립운동가를 소재로 작품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내가 선택을 한 게 아니다.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다 보니 역사가 나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치 운명처럼 여기까지 왔다"고도 말했다.
그는 저쟝(浙江)성 자싱(嘉興)에서 '가흥일보(嘉興日報)'의 기자로 오랫동안 재직했다. 자싱은 김구 선생이 1932년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훙커우(虹口) 공원 폭탄 투척 의거 이후 일제의 탄압을 피해 오랫동안 피난 생활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가 '운명 같은 인연'이라고 하는 건 이 때문이다. 자싱에서 그는 어렵게 김구 선생의 발자취를 쫓으며 서서히 그에게 빠져들었다.
이렇게 해서 99년에 잇따라 펴낸 작품이 김구 선생의 자싱 피난 시절 때 처녀 뱃사공과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실화소설 <선월(船月)> , 김구 선생 전기소설인 <호보유망-김구재중국(處步流亡-金九在中國)> 이다. 호보유망-김구재중국(處步流亡-金九在中國)> 선월(船月)>
2001년에는 윤봉길 의사의 일생을 다룬 전기소설 <회귀천당(回歸天堂)> 도 펴내 한류삼부곡(韓流三部曲)을 완성했다. 이 중 <선월> 과 <회귀천당> (국내 출판명 <천국의 새> )은 국내에서도 번역 출판됐다. 천국의> 회귀천당> 선월> 회귀천당(回歸天堂)>
그는 책을 쓰면서 만난 김구 선생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영도자"라고 말했다. "김구 선생을 비롯한 윤봉길, 이봉창 등 뛰어난 독립운동가들은 중국의 항일전쟁과도 긴밀한 연계를 갖고 있어요. 이들은 한국의 영웅일 뿐 아니라 중국의 영웅이기도 합니다."
샤씨는 김구 선생에 대한 책을 쓰고 나서 깊은 슬픔을 느꼈다고도 했다. "해방된 조국에서 동포가 쏜 총에 쓰러지신 김구 선생의 마지막을 쓰면서 마치 내가 총에 맞은 것처럼 아팠습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이런 역사의 기록을 전달하고 싶어 했다.
"세 작품을 만화로 만들면 더 많은 아이들, 젊은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겠지요. 나아가 영화나 드라마로도 만들었으면 합니다. 중국 뿐 아니라 한국, 일본의 젊은이들에게까지 이런 역사의 기록을 전하고 싶어요." 그는 또 "이런 일들을 통해 한중 문화 교류의 민간대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상하이한국문화원에서 화가 쉬옌(許巖), 진뤼(金睿)씨와 함께 '자싱에서 만난 김구'라는 주제로 김구 선생을 추모하는 시화전을 열었다. 이 달 말에는 자싱에서, 6월에는 한국에서도 이 시화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상하이=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