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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삼성화재 2연속 챔피언 '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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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삼성화재 2연속 챔피언 '신바람'

입력
2009.04.13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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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동점인 마지막 5세트. 현대캐피탈 블로킹은 삼성화재 주포 안젤코(19점)를 겨냥했다. '코트의 제갈공명'이라는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도 "안젤코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터 최태웅(33)은 안젤코가 아닌 고희진(14점)에게 토스했다. 고희진의 속공은 깨끗이 성공. 최태웅은 12-11에서도 안젤코 대신 신선호(10점)를 선택했다.

"다리가 후들거렸다"던 신치용 감독은 신선호의 속공으로 13-11이 되자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우리는 노장이 많아 체력에서 열세다. 4차전에서 지면 5차전은 승산이 없다.

'안젤코를 믿자'고 주문했지만 세터가 나름대로 상대 허를 잘 찔렀다. 잘됐으니까 망정이지…." '강심장'을 자랑하던 최태웅은 13-12에서는 속공이 아닌 안젤코의 오른쪽 공격을 선택했다. 최태웅의 수읽기는 상대 블로킹을 농락했고, 삼성화재는 5세트를 15-13으로 따냈다.

상대 허를 찌른 최태웅의 토스가 돋보였던 삼성화재가 2008~09 NH농협 프로배구 챔피언이 됐다. 삼성화재는 12일 대전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앤더슨(31점)이 분전한 현대캐피탈에 3-2(18-25 25-20 19-25 25-20 15-13) 역전승을 거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화재(3승1패)는 지난 시즌에 이어 2연패하면서 통산 3회 우승을 달성했다. 삼성화재는 실업배구 시절을 포함해 지난 13년 동안 무려 11차례 우승을 차지해 우승 확률 84.6%를 자랑했다.

승리의 주역 최태웅은 세터로는 최초로 챔프전 최우수선수가 됐다. 최태웅은 "승부처에서 흐름상 속공이 통할 걸로 믿었다. 토스하는 순간 상대 블로킹이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걸 봤다"며 웃었다.

신치용 감독은 "감독과 세터의 판단이 서로 틀리면 범실이 날 때가 있다"면서 "최종 결정은 세터가 내린다. 시합에서 이기면 다 잘된 거다"며 껄껄 웃었다.

최태웅은 동갑내기 공격수 장병철에게 "은퇴도 함께 하자"고 말했다. 용병 안젤코에 밀려 정규시즌 내내 벤치를 지켰던 장병철은 세트점수 0-1로 뒤진 2세트에만 10득점하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화재 우승의 숨은 주역 장병철은"사실 오늘이 둘째 아이 출산 예정일이다. 오늘 꼭 우승하기로 아내와 약속했다"고 밝혔다.

여자부에선 흥국생명이 전날 GS칼텍스를 3-1로 꺾고 우승했다. 지난 시즌 GS칼텍스에 이어 준우승한 흥국생명(3승1패)은 1차전 패배 후 3연승으로 우승트로피를 되찾았다.

챔프전 MVP가 된 김연경은"이젠 이탈리아에서 외국 선수와 겨뤄보고 싶다"고 말했고, 흥국생명은"배구 발전을 위해 김연경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고 화답했다.

대전=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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