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9)가 지난달 서울국제마라톤을 끝으로 은퇴한 이후 한국 마라톤은 간판을 잃었다. 그간 숱한 유망주들이 '제2의 이봉주'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하나같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년 가까이 한국 마라톤을 이끌어온 이봉주의 빈자리는 너무 크게 느껴졌다.
'만년 기대주' 지영준(28ㆍ경찰대)이 '포스트 이봉주'로 떠올랐다. 지영준은 12일 대구에서 벌어진 대구국제마라톤대회 남자 풀코스(42.195㎞)에서 2시간8분30초로 우승했다. 2시간8분30초는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의 세계기록(2시간3분59초)과는 5분 가까이 차이가 나지만 이봉주의 한국기록(2시간7분20초)과는 1분10초차의 준수한 기록이다.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지영준은 이봉주의 은퇴무대가 됐던 지난달 15일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0분41초로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기록을 세웠다. 지영준은 이어 채 한 달도 안 돼 열린 대회에서 6년 만에 개인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당당히 '포스트 이봉주'로 자리매김했다.
황규훈 건국대 감독은 "지영준이 부상으로 최근 몇 년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지난해부터 컨디션을 많이 회복했다. 다소 뻣뻣하다고 지적 받는 주법(走法)만 보완하면 2시간7분 주파는 어렵지 않을 것이고,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여자부에서 윤선숙(38ㆍ강원도청)이 2시간32분04초로 2위로 골인했다. 1위는 2시간30분44초의 예시 이세이야스(에티오피아).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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