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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처 수장들 '현장 속으로',

입력
2009.04.13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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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질 때 하는 지적이 있다. "탁상공론이다!" 한 번이라도 현장을 가서 민심을 들어봤느냐는 질책이다.

경제 부처 수장들이 확연히 달라졌다. 앞을 다퉈 현장을 방문하고 나섰다. 회의를 현장에서 갖는가 하면, 심지어 격식을 내던진 번개팅까지 등장했다. 더 이상 탁상공론이 발 붙일 곳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9일과 10일 부산 지역을 찾았다. 상조업계, 소비자단체, 항만물류업체, 지역언론과의 간담회, 그리고 특강 등이 줄줄이 잡힌 빼곡한 일정이었다. 현장에선 온갖 애로 사항과 건의가 쏟아졌다. "물류가 감소하는데 항만시설이 과잉 공급돼 업계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항만ㆍ물류업체) "상조업을 독립된 산업으로 인정해 차별화된 규제를 도입해달라"(상조업계)

백 위원장은 울산(1월) 광주(2월) 대전(3월) 등 올 들어 매월 강행군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직접 발로 뛰어가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만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게 백 위원장의 소신"이라며 "앞으로도 현장 방문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도 10일 호남권 최대 산업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를 찾았다. 석유화학, 조선산업 등 분야의 대기업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현장의 애로 사항을 들어보자는 취지. 이 장관은 특히 이날 여수산단 방문을 시작으로 4~5월 중 총 6차례에 걸쳐 주요 업종과 지역별 현장 릴레이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주말을 활용해 현장에서 '번개팅'을 한다. 지난 달 7일엔 충남 예산에서 한국사이버농업인연합회 충남지회 회원들과, 또 같은 달 28일엔 네이버 귀농 카페 회원들과 즉석 미팅을 가졌다. 최근 발표한 귀농대책의 상당 부분이 이 카페 회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농식품부측 설명이다. 매주 선진 농어업인 4,000여명에게 보내는 이메일 '새벽을 여는 편지'나, '장태평의 새벽정담'이라는 블로그도 현장과의 소통을 위한 중요한 창구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도 지난 2월 취임 바로 다음날 고용 사정을 보기 위해 성남 인력시장을 방문했고,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이달 초 중소기업 금융 애로 사항을 듣기 위해 기업은행 인천 남동공단 지점에서 현장 점검회의를 열었다.

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장관들만이 아니다. 경제단체 수장들도 점점 현장을 중시하는 추세다. 사공일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지난 8일 인천 남동공단을 찾아 인천지역 무역업계와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이달 중 청주, 대전, 부산, 창원, 광주, 울산, 대구 등 8개 지역을 차례로 순회할 예정. 대한상공회의소도 일찌감치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손경식 회장의 지휘 아래 이날부터 일자리 나누기 전국 순회 설명회를 시작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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