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차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가 열릴 태국 파타야 로열 클리프 호텔 주변에 반정부 시위대가 한 때 2,000여명으로 불어나 정상회의 주최국 태국 정부를 긴장시켰다. 하지만 시위대가 정상회의는 방해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히고 있어,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단체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이 이끄는 시위대는 10일 정상회의장에서 5㎞ 떨어진 파타야 중심가에 모여 시위를 벌이다, 세가 불어나자 경찰 저지선을 뚫고 호텔 주 출입구 50m까지 진출했다. 시위대는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다 픽업트럭과 스쿠터를 앞세우고 저지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양측의 큰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회의장인 호텔까지 3중의 저지선이 설치되어 있어 시위대가 회의장인 호텔까지 진출하려 할 경우 반드시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시위대 지도부도 정상회의 자체를 무산시킬 뜻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시위대 지도자 아리스문 퐁레웅롱은 "시위대가 정상회의 진행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 회의장 인근에서 철수할 것"이라며 "하지만 회의장에서 수㎞ 떨어진 곳에 다시 모여 정부퇴진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UDD 지도자이며 과거 정부 대변인을 맡았던 나타윳 사이쿠아도 "회의장을 공격하거나 봉쇄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다만 아시아 정상들에게 현 정부가 국민 다수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리고 싶을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콕에서는 시위대들이 주 농성장인 정부청사 앞으로 재집결하고 있으며, 시위대들은 여전히 시내 주요 길목을 차단하고 있다. 방콕경찰청은 수텝 안보담당 부총리의 지시에 따라 UDD 지도부 검거를 위해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위가 언제 다시 과격하게 변할 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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