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테렌스 레더로 인해 울고 웃을 수밖에 없는 삼성이었다. 팀 공격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레더의 활약에 따라 삼성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7일 1차전에서 레더가 6점 4리바운드에 그치며 힘없이 완패를 당해야 했던 삼성. 그러나 컨디션을 가다듬고 9일 2차전에 출전한 레더는 경기 초반부터 높이에 약점이 있는 모비스 골밑을 맹폭했다. 전반에만 18점 7리바운드의 맹활약을 펼친 레더를 앞세워 삼성은 51-39, 12점차 여유로운 리드를 지켰다.
3쿼터 중반 점수차가 20점까지 벌어지며 승부는 싱겁게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체력 안배를 위해 레더를 벤치로 불러들이면서 경기 양상은 새로운 국면으로 진행됐다. 모비스는 레더가 빠진 삼성 골밑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점수차를 11점까지 좁힌 채 4쿼터를 맞았다.
그리고 레더는 4쿼터 초반 갑작스런 난조에 빠졌다. 3개의 슛이 모두 림을 외면했다. 삼성은 4쿼터 초반 6개의 공격을 모두 실패했다. 결국 모비스의 파상공세에 일방적으로 밀리며 순식간에 2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미 분위기는 모비스로 넘어가 있었다. 역전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그러나 삼성에는 레더가 있었다. 레더는 모비스가 2점 차까지 추격한 4쿼터 4분9초 첫 골밑슛을 성공시킨 후 4쿼터에서만 10점을 집중시켰다. 혼신의 힘을 다해 추격전을 펼치던 모비스의 상승세는 순식간에 꺾였다.
32점 14리바운드. 1차전 부진과 팀 패배에 대한 완벽한 설욕이었다. 외국인센터 테렌스 레더를 앞세운 서울 삼성이 9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08~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울산 모비스를 90-79로 꺾었다.
삼성은 1차전에서의 완패를 설욕하며 적지에서 소중한 1승을 챙기게 됐다. 1승1패로 동률을 이룬 두 팀은 11일 삼성 홈인 잠실에서 3차전을 펼친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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